▲ 강원고고문화연구원은 지난 21일 법천사지에서 현장 설명회를 열고 출토된 유물을 공개했다.

부론면 법천사지 발굴 현장에서 국내 최대 규모의 사찰 건물지가 확인돼 관심이 집중됐다. (재)강원고고문화연구원(원장: 지현병)이 문화재청 허가를 받아 발굴·조사하는 사적 제466호인 법천사지는 2001년부터 2012년까지 7차례 조사가 진행됐다.

이번 8차 조사에서는 나말여초에서 조선 전기까지의 유물을 담고 있는 건물지가 발굴·조사됐다. 단일 사찰 규모로는 익산 미륵사 터나 경주 황룡사 터를 능가한다는 법천사가 고려시대 대규모 사찰이었임을 보여주는 고고학적 조사 성과가 나왔다.

(재)강원고고문화연구원 관계자는 "8차 조사현장에서는 40여동의 건물지가 확인됐는데, 전체적으로는 총 100여동의 건물지가 발굴돼 우리나라 단일 사찰 건물지 유적 중 최대 규모에 달하는 건물동수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조사결과는 우리나라 사찰의 가람배치에 관한 연구에 매우 귀중한 자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되며, 사찰 건물지 발달사 연구에 있어서도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건물지 평면형태를 분석해 보면, 구역별로 구분되는 다원식(多院式) 가람배치를 보여주고 있는데 구역 중 관아 건물을 연상시키듯 좌우에 익사(翼舍)를 거느린 대형 건물지도 확인되고 있다.

이 밖에도 대형의 방형 우물지와 개방식 배수시설, 석등의 하대석으로 추정되는 연화대석, 탑지와 공양보살상의 지대석으로 추정되는 유구 등이 확인됐다.

출토유물로는 법천사의 창건기를 가늠할 수 있는 통일신라시대 8세기 전반으로 편년되는 인화문토기편과 당대(唐代) 월주요에서 생산된 옥벽저(玉璧底) 청자편, 나말여초기의 옥환저(玉環底) 청자, 고식연화문 와당과 소형 금동불입상, 고려중기 법천사의 전성기를 보여주는 양질의 청자, 송대(宋代) 수입 자기와 송전(宋錢), 법천사 중심건물에 사용됐던 대형 치미 등 다양한 유물이 출토됐다. 미루어 보아 법천사가 고려왕실의 후원과 지방호족간 긴밀한 유대관계를 짐작할 수 있는 법상종(法相宗)의 중심사찰로써 그 위상을 짐작케 한다.

(재)강원고고문화연구원은 법천사가 가장 번창했던 시기인 고려중기와 사세를 어느 정도 유지하고 있었던 조선전기까지 시기별 각 건물지에 대한 정밀조사가 진행되면 법천사 창건에서 폐사에 이르기까지의 변천사를 살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원주시는 법천사지에 대해 연차적으로 종합적인 발굴을 통해 정비·복원해 국내 최대 규모의 절터인 법천사 옛 모습을 회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21일 오후2시 법천사지에서 현장 설명회가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