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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돌담집영양탕-"호박된장으로 깊은 맛 "
100년 역사 간직한 고택…채소 직접 재배
2013년 11월 18일 (월) 박성준 기자 synergyteam@naver.com
   
 

판부면 서곡리에는 눈이 오면 온 세상이 하얀 눈으로 뒤덮일 것만 같은 외딴 섬 하나가 있다. 그 섬에 가기 위해서는 안내판도 없는 좁은 길을 따라가야 한다. 그 섬에는 어머니와 딸이 운영하는 음식점이 있다. '서곡돌담집영양탕'이다. 가을의 끝자락을 알리는 찬바람이 코끝을 스치는 요즘 모녀의 손길에는 정성이 가득하다.

이 집은 역사가 100년이 넘은 것으로 보이는 고택이다. 세상을 향해 낮은 자세로 움츠린 모양의 돌담 집. 봄이면 야생화가 돌담을 따라 화사하게 피고, 여름엔 밤나무가 그늘을 내려주더니 지난 추석엔 알찬 찰밤을 소복하게 떨어뜨려 주었다.

'삐걱' 소리가 날 것 같은 나무 대문을 열고 현관으로 들어서면 화목난로가 내어놓는 온기가 온 몸을 감싼다. 머리를 들어 올려다보면 높은 천장에 부채살 처럼 박혀 있는 서까래가 이 집의 역사를 말해주는 것 같다. 풍금, 괘종시계, 격자 문살 등 집안 구석구석에 묻어있는 삶의 흔적이 옛스럽다.

이런 정겨움 때문에 마음 맞는 친구와 오래 오래 머물러 앉아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고싶다. 햇살이 집을 머금고 계절나무가 떨어뜨리는 가랑잎이 지붕 위에 소복이 쌓이는 집. 모녀는 이곳에서 영양탕을 만든다.

어머니 김선옥(68) 씨는 정선 임계가 고향이다. 임계 장터에서 20년간 영양탕 장사를 하다 딸인 함옥녀(43) 씨를 따라 남편과 함께 원주로 왔다. 어머니의 영양탕 비법을 하나라도 더 전수받기 위해 딸은 어머니의 말 한 마디 한 마디를 꼼꼼하게 받아 적는다.

김 씨는 "시장사람들의 허기를 채워주던 영양탕은 우리 삶과 굴곡을 같이한다"며 "원주에서도 딸과 함께 사람들의 기운을 돋우는 음식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지런함이 몸에 배인 김 대표 부모님은 지난 봄부터 인근 텃밭을 일궜다. 장을 담그기 위한 콩에서부터 호박 등 음식에 사용되는 채소류를 모두 직접 재배한다. 이 집의 된장은 텃밭에서 자란 늙은 호박을 넣어서 만든다. 호박을 삶아서 맷돌로 간 다음 콩과 함께 섞는다.

호박장은 재료의 비린 맛을 없애주고 호박의 달콤한 맛이 콩과 잘 어우러져 숙성된다. 그래서 이집에선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이 된장으로 고기를 삶고 나물을 무치고, 양파나 고추를 찍어 먹는다. 더구나 늙은호박은 식이섬유와 미네랄이 풍부해 장운동과 노폐물 제거에 도움을 주고 항암효과에도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잘 삶은 고기는 탕이나 전골, 수육, 무침 등으로 변신한다. 양파, 깻잎, 들깨가루 등으로 맛을 낸 소스에 찍어 먹으면 제 맛이다. 찌개처럼 먹고 싶으면 전골을 시키고 야들야들한 수육으로 먹어도 좋다.

채소와 함께 칼칼하게 무친 무침은 안주로 인기가 높다. 채를 썬 생강을 양념장과 함께 고기에 얹어 먹으면 담백하다. 무공해 고추로 담근 아삭한 고추지나 양념냄새가 솔솔나는 겉절이 등 반찬 하나 하나 정갈하다.

   
 
정겨운 분위기 때문인지 가족단위 손님이 많고, 크고 작은 방이 있어 모임이나 연말 회식 장소로도 좋다. 서곡리 용수골 입구 청솔 보리밥집을 지나면서 왼쪽 외길로 들어서면 낮은 돌담과 함께 고택이 보인다.

영양탕 보통은 8천원 특은 1만2천원, 전골 1만5천원, 수육 1만6천원, 무침 1만6천원, 갈비 한 짝 8만원, 삼계탕, 닭볶음탕, 볶음밥 등도 있다. 연중무휴 ▷문의: 766-5212(서곡돌담집영양탕)

 

박성준 기자
poeam@wonju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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