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는 원주에서 생산되는 농산물 판매유통망을 수도권까지 확대하기 위해 서울에 농산물 유통을 위한 전진기지를 만들 계획이다. 지금까지는 농협이나 생산자 단체들이 개별적으로 수도권 유통시설에 납품하거나 아파트 단지 등에서 특판행사 등을 열어 왔지만 앞으로는 원주시가 서울에 전담인력을 배치해 판로를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농업이 안정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농산물의 품질향상 못지않게 안정적인 유통시스템이 중요하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지난해 농업기술센터에 유통과를 신설한데 이어 서울에 농산물 판매를 위한 전담인력을 배치하려는 원주시의 정책은시의적절한 정책이라 판단된다.

하지만 원주농업의 안정적 기반 마련이라는 차원에서 보면 수도권 판매망을 늘리는 것 못지않게 원주에서 생산되는 농산물 대부분을 원주 소비자들이 소비하는 완벽한 원주푸드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더 시급하고 중요하다.

로컬푸드운동은 농민이 생산한 농산물이 소비자에게 도달하는 거리를 최대한 줄여 식품의 신선도를 극대화하고 중간유통 단계를 최소화해 농민과 소비자 모두에게 이익이 돌아가게 하려는데 목적이 있다. 이러한 운동은 미국의 100마일 다이어트운동이나 일본의 지산지소(地産地消)운동 등 전세계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물론 원주시가 신축중인 원주푸드종합센터가 문을 열면 원주푸드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겠지만 당장은 학교급식이 중심이 될 것으로 보여 완벽한 원주푸드 시스템이 갖춰지기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지역민들이 소비하는 먹거리 품목과 양을 세밀하게 조사해 그에 맞는 맞춤형 생산체계를 갖추는 일은 많은 시간이 요구되는 만큼 지금부터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 추진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일정한 기준에 맞는 농산물과 적정량을 생산하는 계약재배 시스템을 정착시키는 것도 많은 시간이 요구되는 일이다. 오랫동안 관습에 배어있는 농민들의 사고를 바꾸고 교육하는 일도 마찬가지다.

현재 원주의 로컬푸드 진척도는 다른 도시들에 비해 비교적 빠른 편이다. 로칼푸드의 한 형태라고 할 수 있는 새벽시장 운영도 전국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또한 농업인단체들이 일정지역에서 주기적으로 열고 있는 직거래장터도 갈수록 인기를 끌고 있고, 원주농협은 올해 중에 자체적으로 로컬푸드 매장을 개설해 운영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만으로는 소비자 대부분이 원주푸드를 이용하게 만들 수 없다.

우선은 주요품목만이라도 원주푸드 인증시스템을 갖추고 원주푸드가 인증한 농산물만을 공급하는 상설매장을 설치하거나 대형마트에 상설코너를 마련해야 한다. 일반 소비자들이 쉽게 원주푸드를 접할 수 있는 유통체계를 갖추지 않고는 농민들의 전폭적인 동참을 이끌어내기도 쉽지않다.

로컬푸드는 우리 모두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일이다. 원주푸드 조기정착을 위해서는 원주시는 물론 농민과 소비자 모두의 적극적인 관심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