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배움터 배움이들은 지난 10월 3일부터 21박 22일 동안 누구나 한번쯤 꿈꾸었을 자전거 여행(총 900㎞)을 자신의 힘으로 해냈다. 돌아와서 생각해보니 배움이들에겐 쉽지 않은 길이었지만 평생 잊지 못할 가슴 벅찬 추억의 길이었다.

참가자 대부분은 첫 경험인지라 라이딩 생활에 적응하는데 다소 시간이 걸렸다. 아침 일찍 일어나야 할 때, 자전거 바퀴가 펑크 날 때, 길을 잃을 때, 자전거에서 넘어질 때…. 이 모든 것이 낯설음이다.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 날에는 어김없이 야간 라이딩으로 이어졌고 지친 몸을 추스르며 저녁밥을 해먹어야 했다.

원주에서 목포까지 8일 동안 폐달을 밟고 또 밟았다. 일상에서 느끼지 못하는 낯설음에 대한 기대와 그 기대감에 찬 상상력을 발현할 수 있는 이 곳, 제주도에 들어섰다.

제주 바다빛깔이 가장 아름답다는 협재에선 이방인이 된 듯한 여행의 묘미를 느낄 수 있었다. 참치를 비롯해 각종 물고기를 낚았던 차귀도 배낚시, 산방산 용머리해안, 추사의 한 서린 유배지, 역사가 일어나고 있는 강정마을, 중산간지대의 가시리마을, 조랑말체험관, 섬 속의 섬 우도, 한라산 산행 등 제주도의 아름다움과 역사를 둘러본 느낌이다. 또 삶을 만나고 나와 세상은 어떻게 서로 연결되는지를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다.

길 위에서 참으로 고마운 분들도 만났다. 간식을 챙겨주거나, 잠자리를 마련해 주거나, 아니면 손수 만든 음식으로 식사를 제공해 주는 분들도 있었다. 심지어 노잣돈도 챙겨주시는 분들까지 고마운 분들이 있었다.

고생을 각오하고 길을 떠났지만 요즘 같은 각박한 세상에 얼마나 고마운 분들인가? 이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하나? 작지만 그분들의 정성이 배움이들에게는 큰 울림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아직 세상은 참으로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