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0·11일 따뚜공연장 일원에서 제50회 원주시 농업인의 날 삼토문화제가 열렸다. 사진은 대형 가마솥에서 밥을 푸는 모습.

지난 10, 11일 원주시 농업인의 날 축제인 삼토문화제가 성대하게 치러졌으나 원주 농업인들의 마음은 썩 유쾌하지 않았다. 원주시 농업인의 날 제정 50주년을 맞는 뜻깊은 행사였지만 정부로부터는 홀대를 당했기 때문이었다. 정부는 농업인의 날 발상지인 원주시에 행사비로 2010년 5천만원, 2011년 3천만원, 2012년 2천만원을 각각 지원했다.

그러나 정작 50주년 행사에는 단 한푼도 지원하지 않았다. 농업인의 날 행사가 전국 여러 지자체에서 열리기 때문에 원주시만 지원할 수 없다는 게 정부 입장이었다. 발상지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은 셈이었다.

원주시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그동안에도 지역 국회의원 등을 통한 로비로 지원을 받았고, 정부 차원에서 지원한 게 아니라 한국마사회 적립금에서 지원을 했다"면서 "그나마 중단되면서 원주 농업인들의 상실감이 컸다"고 지적했다.

이에 원주시농업기술센터는 매년 국비로 지원하도록 정부와 협상에 나설 예정이다. 원주시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발상지로서의 가치뿐만 아니라 지난 2010년 삼토문화제로 전환하면서 전국단위 행사로 승격시켰다"면서 "원주시가 해마다 정부에 손을 벌릴 게 아니라 정부에서 정례적으로 국비를 배정하도록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타 지자체의 경우 당일 기념식을 개최하는 정도에 그치지만 원주시는 1박2일간 전국단위 경연·공모대회를 개최하고, 소비자와 만남의 날 행사를 여는 등 품격이 다르다. 원주시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발상지의 가치를 존속·발전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는 만큼 국비 지원요건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류인출 시의원은 정부에서 개최하는 농업인의 날 행사를 원주에서 열 것을 제안했다. 지금까지는 수원 농촌진흥청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에서 농업인의 날 행사가 개최됐다.

그러나 농업인의 날 행사추진위원회에서 결정하면 원주에서 정부 기념식을 열 수 있다고 류 의원은 밝혔다. 류 의원은 "정부 기념식을 매년 원주에서 개최하는 게 어렵다면 농촌진흥청, 농협중앙회, 원주시 순으로 돌아가며 개최하면 될 것"이라며 "발상지에 대한 예우 및 지방분권을 실현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원주시의회는 지난달 22일 임시회에서 '농업인의 날 기념행사를 위한 국·도비 지원 촉구 건의안'을 채택, 농림축산식품부장관과 강원도지사에게 발송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