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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꼼수부린 원주시의회
2013년 11월 11일 (월) 권영문 전 언론인 wonjutoday@hanmail.net
   

원주시의회가 165회 임시회(10월 22일)에서 시의회 표결방법을 무기명비밀투표에서 기명투표(전자)로 회의규칙을 개정한데 대해 한 언론사는 [우여곡절 끝 '기명투표제' 도입]이라는 제목으로 보도했다. 그러나 필자는 우여곡절이 아니라 시의회가 끝까지 꼼수를 부렸다는 생각이다.

표결방식이 문제가 된 것은 많은 시민단체 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160회 임시회(2013.1.31)에서 조인식 의원(민주, 단구동 등)이 발의한 도시지역내 녹지지역의 개발행위 가능 경사도를 현행 17도 미만에서 5도 높은 22도 미만까지 완화하는 내용의 도시계획조례 개정안이 11대10 한 표차로 통과함으로서 표면화됐다.

당시 언론에는 경사도 완화로 혜택을 받게 될 시의원 5명의 이름을 익명으로 표기해 개인별 토지 면적까지 보도되는 등 반대여론이 높았고 시의원들이 자신들의 개인 이권을 위해 조례를 개정하려한다는 비난으로 들끓었다.

그럼에도 개정안이 통과됐는데 개인별 찬성·반대를 알 수 없는 무기명투표로 표결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조례개정 뿐 아니라 투표방식도 함께 비판의 대상이 됐다(참조 필자의 '광 팔고 꼼수부리는 시의원들' 원주투데이 특별기고 2013.3.25).

그런데 문제의 핵심은 개정을 주도했거나 찬성한 의원들이 책임과 비난을 피하기 위해 3천만원씩이나 들인 전자투표기를 외면하고 비밀투표를 통해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숨어서 통과시킨 비열한 짓거리를 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시의회가 오래전부터 의정활동의 공개원칙을 스스로 무시하고 무기명 비밀투표를 자행해 온 사실이 새롭게 탄로 난 것이다.

이에 김병석 의원(민주, 비례) 등이 표결방법 개정안을 제출하며 즉각 개정을 촉구했으나 시의회는 8개월 동안 4차례나 회의(161∼164회)를 열면서도 이를 무시하다 앞서 언급한대로 지난 10월 22일 꼼수표결제도를 마지못해 기명투표제로 개정한 것이다. 필자는 이런 과정을 지켜보면서 끝까지 꼼수와 각본이 있었다는 생각을 하게 됐는데 그 이유를 열거하면,

①2013년 1월 31일 중대한 표결이 있던 날이다. 이날 유석연 의원(민주, 문막읍 등)이 회의에 불참해 21명만 투표 했다. 만약 유 의원이 참석해 반대했다면 11:11 찬반 동수로 부결이다. 1표의 위력이 이렇게 중대하다. 중대한 표결에는 만사 제쳐두고 참여하는 게 의원의 본분 아닌가? 불참 이유가 무엇인지 알고싶다.

②시의회는 시장의 재의요구에 즉각 응하지 않고 3번의 임시회를 건너뛰어 9월 11일 164회 임시회에서 뒤늦게 처리했지만 결국 찬성12 반대8 기권1(3분의2 미달)로 부결됐다. 그런데 이날 표를 분석해 보면 1월보다 찬성이 1표 증가했고 반대가 2표 감소했다. 또 예상 밖의 기권 1표가 나왔는데 이는 8개월 동안 상당한 로비가 있었을 것으로 추측이 가능한 대목이다.

특히 시의원 22명 전원이 표결에 참석할 경우 15표가 가결선이지만 이날도 1명이 불참함으로서 재석21표의 3분의2 즉 가결표가 14표로 1표 줄어든다. 만약 기권 1표와 반대표 가운데 1표가 찬성했다면 5명의 특정 시의원들에게 많은 혜택이 돌아가는 개정안은 14표를 얻어 통과 됐을 것이다. 아찔한 순간이다. 그런데 이날 불참자는 나복용 의원(민주, 단계 우산동)으로 회의록에 청가(청원휴가)로 기록돼 있다.

하지만 1월에도 1명이 불참(회의록에는 불참자 표기 없음)한 것을 연상한다면 왜 같은 중대 안건 처리 때마다 1명씩 불참했을까? 어딘가 좀 이상하지 않은가? 앞서 지적한 대로 1표가 표결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지 않은가? 나 의원의 청가가 무슨 내용인지 알고싶다.

③원창묵 시장의 재의요구를 처리하지 않고 계속 미루면 내년 의회임기 만료와 더불어 안건은 자동 폐기된다. 2월초부터 꼼수투표가 탄로나 지탄을 받으면서도 철면피처럼 모르쇠 하던 시의회가 투표방식은 개정하지 않은 채 9월11일 뻔뻔스럽게 조례개정안에 꼼수투표를 강행했다.

마지막으로 개정안 통과 즉 역전을 시도한 것 같은데 실패였다. 그 후 10월 22일에는 그렇게 외면하던 기명 투표제를 일사천리로 투표도 없이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꼼수투표로 더 이상 이권 챙길 일이 없어졌기 때문이 아닌가한다.

④내년 6.4지방선거를 감안하면 9월의 조례개정 재시도와 10월의 투표방식 개정은 원주시의회로선 피할 수 없는 마지노 일정이었다. 내년 예산안 처리를 위해 이달 하순 개회하는 정기회에서 만약 조례개정안을 재의 할 경우 내년 지방선거에 악영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고 내년에는 더욱 안 되기 때문이다.

현재 원주시의회는 새누리당과 민주당 소속의원이 각각 11명씩 동수이다. 그런데 조례개정안 발의와 전자투표제 발의에 각각 1명, 투표 불참 2명 그리고 개정안 재의를 요구한 시장까지 모두 민주당 소속이다. 그러나 이번 일은 여야의원들이 한데 섞여 돌아갔다. 이권에는 여야가 없다는 얘기다. 넓지 않은 원주에선 입소문으로 이들을 가려내기 어렵지 않다. 내년 지방선거에 이들이 나올지 모르지만 또 나온다면 반드시 심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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