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의 12년, 혹은 그 이상의 학업 시간을 평가받는 수능. 수능은 이제 대국민 명절처럼 된 것 같아요. 하지만 부디 수능이 인생의 끝이라고 생각하고 목숨을 저버리는 청소년들이 없었으면 해요.

수능을 전후로 흔히 들을 수 있는 수험생들의 자살 뉴스. 제 지인은 수능에 대해 그런 말씀을 해 주셨어요.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는데 비행기를 탈 생각으로 공항으로 갔는데 공항에 도착해서 누구는 티켓을 구해 부산까지 비행기로 갈 수 있겠지만, 누구는 티켓을 구하지 못할 수 있다"고. "공항에서 비행기 티켓을 구하지 못했다면 버스나, 기차, 아니면 오래 걸리겠지만 걸어서 가든 어떻게든 부산으로 갈 수 있는 방법은 많다"고 말해주셨어요.

청소년들의 인생에 있어 수능이 끝이 아닌데, 수능을 끝처럼 생각하게 하는 건 '사회적 문제'라고 생각해요. 일류 대학에 입학해야만 인생에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게 만든 교육 풍토가 지금 어느 청소년을 벼랑끝에 내몰고 있다고 생각하는 거죠.

저는 딱 10년전에 수능을 봤어요. 평소 모의고사 때 보다 40점이나 낮은 점수를 받아서 원하는 대학에 진학은 못했지만, 원하는 공부는 할 수 있었어요. 어떤 공부를 하고 싶은지, 어떤 미래를 그리는지가 중요해요. 저는 물론 당시의 뜨거운 열정이 대학을 졸업할 때 까지 지속되지 못해 전공을 살리지 못한 일을 하곤 있지만, 졸업 후 취업이 불확실한 학과를 선택해 하고 싶었던 공부를 했던 것에 대해 후회는 없어요.

SKY가 청소년들의 목숨을 좌지우지할 만큼 가치있다곤 생각하지 않으니까요.  (원주투데이 독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