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물이 개운하고 얼큰한 칼국수로 입소문이 자자한 '북촌(대표: 원명숙)'에서 '매콤이칼국수' 한 그릇으로 늦가을 쌀쌀한 기운을 저만치 물리쳐 보자. 고춧가루 양념으로 국물이 발그스름한 매콤이칼국수에는 조갯살, 가리비 등 해산물뿐만 아니라 신선한 부추가 듬뿍 들어가 맛과 영양을 한꺼번에 챙길 수 있다.

원명숙 대표는 "3년 전 가게를 시작하면서 사골이나 소고기로 육수를 냈는데, 국물이 기분 좋은 맛이 아니라서 북어와 함께 양파, 대파, 무 등 채소를 넉넉하게 넣고 푹 다려서 사용했더니 개운한 맛이 칼국수와 잘 어울렸다"며 "칼국수를 삶을 때 조갯살과 같은 해산물을 넣으니 감칠맛이 더해졌다"고 설명했다. 청양고추가 주는 칼칼함은,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칼국수 위에 고명처럼 얹은 부추, 야들야들한 면발과 잘 어울린다.

손수 빚은 만두 또한 이곳의 자랑이다. 배추를 절여서 만두소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일 년 전 담가 놓은 신 김치를 다져서 맛을 내는 진정한 김치 만두다. 원 대표는 "김장철이 되면 배추를 넉넉히 장만해 김치를 담가 놓고 일 년 내내 만두소를 만드는데 사용한다"고 말했다.

신 김치에 양파, 부추, 당면, 버섯, 두부, 고기 등 맛을 내는 여러 가지 재료를 섞어 만두소를 만들고, 만두피는 밀가루를 반죽해서 홍두깨로 밀어 사용하기 때문에 삶아 놓은 만두가 투명한 밀가루 피를 통해 발그스름하게 비친다. 속이 꽉 찬 만두와 떡, 곱게 채 썬 달걀 고명 등을 얹으면 먹음직스런 만둣국이 탄생한다.

칼국수 집을 열기 전 인테리어 가게를 운영했던 원 대표의 남다른 감각은 음식을 담는 그릇에서 확인된다. "플라스틱과 같은 환경호르몬이 나오는 그릇은 꺼림칙해서 사용하지 않는다"며 "투박해 보이지만 자연에 가까운 재료로 만들어서 음식의 맛을 살려주는 그릇을 선택하게 됐다"고 원 대표는 말했다. 음식을 맛있게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담는 그릇에 따라 음식의 품격이 달라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가게 주변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중 밥을 먹어야 하는 사람들을 위해 반찬으로 먹는 '오돼지볶음'도 준비했다. 오징어와 돼지고기를 매콤한 양념으로 볶아 밥과 함께 먹으면 든든한 한 끼 식사가 된다.

여름에는 100% 국산콩을 갈아 콩국수를 한다. 원 대표는 "지난 여름에도 불려 놓았던 콩을 갈아서 만든 고소한 콩국수를 먹기 위해 찾아오는 손님이 많았다"며 "콩을 수확하는 시기에 정선이나 태백 등 인근 지역에서 농사짓는 지인을 통해 콩을 구입해서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삭한 깍두기와 열무김치가 반찬으로 나오고 전 종류 중 한 가지가 함께 나와 메인 음식이 나오는 동안 먹으면 좋다.

'북촌'이라는 예쁘고 귀염성 있는 상호처럼 상차림이나 가게 분위기에서 원 대표의 깔끔한 성격을 볼 수 있다. 오전11시30분부터 오후8시까지 문을 열고, 일요일은 휴무. 위치는 관설동 대명학원 근처.

메뉴는 매콤칼국수(6천원), 칼국수(5천원), 떡만두국(6천원), 찐만두(6천원), 북촌비빔밥(6천원), 오돼지볶음(7천원) 등. ▷문의: 765-3431

임춘희 기자
chunhi2187@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