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저는 원주시 지정면 판대2리 이장을 맡고 있는 송제운입니다.

우리 판대2리는 2013년 정부의 지원을 받아 산촌생태마을 체험관을 준공하고 올해 7월부터 운영을 시작했습니다. 30여 가구에 90명 정도가 살고 있는 아주 작은 산촌으로 주변에 오크밸리 리조트와 산림항공본부가 입주해 있습니다.

오크밸리 리조트가 들어오기 전에는 하늘 아래 첫 동네라고 할 정도로 아늑하고, 공기 좋고, 산림자원이 풍부한 시골 동네였습니다. 그러나 이곳에 골프장과 스키장이 들어서고, 산림항공본부가 이전해 오면서 상황은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마을 한 가운데로 도로가 뚫려 도시인들의 접근이 용이해 지면서 이곳을 왕래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무분별한 임산물 채취 및 쓰레기 투기 행위로 산림 자원은 고갈되어 갔고, 자연 환경은 파괴되어 갔습니다. 주민들은 아름다운 마을 환경이 파괴되는 것을 목격하며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습니다. 주민들이 합심해 정부에 산촌생태마을을 추진해 달라고 건의했고, 그 결과 산촌생태마을 사업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여러 전문가들의 의견을 참고로 하여 산촌생태마을 사업은 크게 세 가지로 추진됐습니다. 체험관 건설을 통한 가족 단위 체험 관광객 유치, 표고버섯 재배를 통한 농가 수입 증대, 장뇌삼 재배와 인터넷을 통한 판매가 그것이었습니다.

체험관은 산촌의 특성을 효과적으로 부각시킬 수 있도록 건물을 디자인했고, 내부는 편백나무로 마감해 자는 내내 삼림욕 효과를 체험할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 숙박을 한 사람들 모두가 정말 기분이 상쾌하고 머리가 맑아서 좋다는 반응을 보입니다.

작년만 해도 우리 마을은 오크밸리 리조트를 방문한 관광객들의 차도로만 이용돼 차만 '쌩쌩' 다니고 쓰레기만 버려지던 곳이었는데 생태 체험관 운영 이후, 오크밸리 리조트 이용객들도 달리던 차를 멈추고 체험관을 둘러 본 후, 전시된 임산물을 시식하고 즉석에서 구매까지 하고 있습니다.

장뇌삼 재배 사업을 위해 국유림 9천평도 대부받았습니다. 밭으로 개간하기 위해 칠팔십 되신 어르신들이 가파른 산에 올라 나무를 정리하고 돌을 캐내는 모습을 볼 때 눈물이 핑 돌곤 했습니다. 땅을 개간한 후, 하나씩 하나씩 심었는데 올해부터는 결실을 맺어 얼마나 기쁜지 모릅니다. 봄에는 장뇌를 캐서 마을 어른들과 이전 주민 50여 분을 초대해 장뇌백숙을 시식했는데, 맛과 품질이 우수하다며 그 자리에서 구입하기도 했습니다.

처음 생태체험관 운영을 계획하면서 마을 주민 대부분이 누가 돈을 내고 이런 체험을 하겠냐며 회의적이었지만, 손님들이 점차 늘어나고 마을도 활기를 띠면서 지금은 모두 내 일처럼 달려들고 있습니다. 체험관 청소며, 송어 양식장 정비, 토끼 사육 등 여러 가지 일을 봉사하는데 때때로 봉사의 대가로 부수입을 얻기도 합니다.

지금도 너무 행복하지만 더 바라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아직도 대다수의 시민들이 우리 판대2리 산촌생태마을을 모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좋은 유적지, 관광지가 전국에 많이 있지만 우리 마을처럼 모든 주민들이 관광객을 맞이하고 즐겁게 체험을 하도록 돕는 곳은 그리 많지 않을 것입니다. 오셔서 활기찬 마을 분위기와 고즈넉한 가을 옥리산의 정취를 담아가시기 바랍니다.

올해는 산촌생태체험관 운영 첫 해라 다소간의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올해 경험을 바탕으로 내년에는 보다 알찬 산촌생태체험관을 운영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