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에 엄청난 파장을 예고했던 대형마트 의무휴일제가 어떠한 이유에서건 이해하기 어려운 평일로 정해졌다는 것은 재래시장, 문화의거리 상인들 입장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사안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재래시장과 대형마트. 이 둘은 환경적인 조건에서 비교가 불가능하다. 재래시장은 주차장이 불편해 대형마트에 비해 접근성이 많이 뒤떨어진다. 시설도 대형마트와 비교조차 할 수 없고, 서비스 측면에서도 대형마트가 월등하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다.

상인들도 재래시장이 스스로 대형마트와의 경쟁에서 이기기 힘들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 이처럼 대형마트와의 경쟁에서 재래시장이 준비가 덜 된 이 시점에서 원주시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가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정했다는 것은 재래시장과 소상공인의 사정을 전혀 생각지 못하고 내린 결정이라고 판단된다.

맞벌이 인구가 많고 1인가구가 대세인 요즘 1주일에 한 번 장을 보는 것이 보편화 돼 있고, 평일보다는 주말에 장을 보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이런 시대 흐름 속에서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주중으로 정하는 것은 재래시장 활성화에 아무런 기대를 가질 수 없다.

그렇다고 우리 재래시장 상인들이 둘째·넷째 일요일을 대형마트 의무휴업일로 요구하는 것이 일요일 의무휴업으로 인해 장사 매출에 큰 기대와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아니다.

대형마트와 전통시장 상인들간에 최소한의 상생 방안이라는 점에서, 또한 거대자본에 밀린 상인들이 그나마 일요일 의무휴업으로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다는 점에서 일요일 휴무를 요구하는 것이다. 일요일 의무휴업 결정이 재래시장 상인들과 소상공인들에게 작지만 큰 시작으로 여기고 무언가 할 수 있다는 단초가 되길 기대한 것이다.

물론 우리 상인들도 여러모로 변화해야 한다는 점도 잘 알고 있다. 오늘보다 내일의 희망을 꿈꾸며 고객에게 최고의 서비스로 즐거움과 기쁨을 줄 수 있기 바라면서 말이다. 고객 발걸음을 재래시장으로 돌릴 수 있도록 상인들도 스스로 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