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실에 MSDS(물질안전보건자료)를 비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원주지청(이하 원주지청)이 과태료 354만원을 부과한 것은 부당하다며 관내 P중학교가 제기한 이의신청에 대해 법원이 학교측의 손을 들어줬다.
원주지청 점검반은 지난 5월 P중학교 과학실을 방문, 시약장을 둘러본 후 MSDS 자료를 비치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P중학교 관계자는 "당시 MSDS는 처음 들어보는 말이라서 뭘 준비해야 하는지 정확히 알 수 없었고 왜 학교가 노동청으로부터 점검을 받아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원주지청은 산업안전보건법 제41조 제3항 위반을 들어 P중학교 과학실에서 사용 중인 구리 등 118개 물질에 대한 과태료 처분을 내렸다.

이에 대해 P중학교 관계자는 "MSDS가 과태료 부과 또는 사법권까지 거론될 정도로 중요한 법령이라면 사전에 학교와 교사를 대상으로 충분한 홍보와 정확한 지침전달로 계도기간을 거쳐야 했다"며 학교에 과태료를 부과한 것은 부당한 처사라고 법원에 이의신청을 제기했다.

이에대해 춘천지방법원은 원주지청의 과태료 처분은 부당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공립중학교 과학실에 산업안전보건법 제43조 제1항, 제41조 제3항이 적용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중학교는 통계청장이 고시한 한국표준산업분류에 따른 '중등교육기관'에 해당하고 법 규정의 적용 대상이 된다고 판결했다.

하지만 과태료 처분에 대해선 학교 측이 자체적인 '과학실험실 안전관리 방안'을 마련하고 과학실험실 안전사고 예방과 안전관리에 적지 않은 노력을 기하고 있는 것이 인정된다며 제반사정을 참작할 때 과태료에 처하지 않는 것이 옳다고 판결했다.

이에 대해 원주지청 관계자는 "산업안전보건법에 위험 정도에 따라 학교 과학실이 적용대상이 된다"며 "법원이 내린 결정에 대해 이의신청 여부는 내부적으로 검토해 대응할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