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규 원장

지난 1993년 지정면 간현리에서 13명의 부랑인과 함께 시작한 포도마을(사회복지법인 포도마을재단)이 지난 18일 20주년을 맞이해 기념행사를 열었다. 포도마을은 사회복지를 실천하기 위해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원주로 내려온 김정규(59) 원장에 의해 탄생했다.

김 원장은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번듯한 직장과 경찰공무원인 아내와 평범한 삶을 살다 30대의 젊은 나이에 복지시설을 운영하겠다는 포부를 가졌다. 이창복 전 국회의원과의 인연으로 지정면에 부지를 무상 임대받아 포도마을을 설립했다.

사회복지를 실천하기 위한 김 원장의 포부는 원대했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부랑인들과 함께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병아리와 사슴을 키우며 자급자족 생활을 해야 했다.

포도마을이 지역사회에 잔잔한 감동을 선사하자 지역민들은 십시일반으로 봉사활동과 나눔을 선사했고, 2004년 사회복지법인 포도마을재단 설립허가를 받았다. 같은 해 지적장애인거주시설 한울타리를 설립하고, 2010년 건물을 확장해 안창리로 이전했다.

포도마을이 지역민들로부터 신뢰를 얻은 이유는 사회복지시설의 개방화와 장애인 생애주기서비스를 실천했기 때문이다. 김 원장은 "모든 사회복지시설은 이용자가 중심이 되어야 하며, 지역민의 신뢰와 믿음으로 하나 되는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장애인거주시설 한울타리에는 42명의 장애인이 생활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포도마을장애인보호작업장을 설립하고 장애인들의 자활을 위해 과자와 빵을 생산하고 있다.

20주년을 맞이한 포도마을은 '포도마을 20년사'를 통해 포도마을 식구들의 생활과 이야기를 책으로 담았다. 이 책에는 김 원장이 장애인 식구들을 위해 직접 쓴 시(詩)가 수록돼 있어 보는 이들로 하여금 감동을 안겨준다.

김 원장은 "포도마을 20주년은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준 지역민의 관심과 은혜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장애인 자립생활의 기틀을 다지고 지역민과 하나되는 사회통합 프로그램 운영으로 더욱 성장하는 포도마을이 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