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 수매가가 지난해 보다 인상됐으나 장려금 삭감과 물가상승률 미반영으로 농민들에게 지급되는 돈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5일 현재 벼 수매가(특등기준, 40㎏ 단위)는 소초농협을 제외한 문막·남원주·판부농협은 인상했다.

문막농협은 지난해 5만7천500원에서 5만9천500원으로, 남원주농협은 5만7천500원에서 6만원으로, 판부농협은 5만7천500원에서 6만원으로 인상했다. 반면 소초농협은 6만원에서 5만7천원으로 낮췄으며 원주농협은 아직까지 수매가를 결정하지 않았다.

소초농협을 제외한 다른 농협들이 수매가를 인상한 것은 현금 지급이 올해부터 불가능해졌기 때문. 농협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는 교육지원사업비 명목으로 장려금을 지도사업비에서 지급했다"며 "하지만 농업법에 위반된다고 해 모든 농협들이 장려금 지급을 철회하는 대신 수매가를 올렸다"고 말했다.

지난해 수매가와 장려금을 합친 농민들의 실질수익은 문막·판부농협 6만3천원, 남원주농협 6만2천원, 소초농협 6만4천원, 원주농협 6만5천원이어서 문막농협은 동결됐으며, 판부농협은 3천원, 남원주농협 2천원, 소초농협은 7천원 줄었다. 대신 판부농협와 남원주농협은 맞춤형비료 지원사업 명목으로 지원하기로 했으며, 소초농협도 이를 검토 중이다.

또한 올해 쌀 예상생산량이 늘어난 것도 수매가를 낮춘 요인이다. 통계청이 지난 14일 발표한 '2013년 쌀 예상생산량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쌀 예상생산량은 424만톤으로 지난해 400만6천톤보다 23만4천톤 증가했다. 농협 관계자들은 "수매와 판매를 동시에 책임지는 농협 입장에서 이번 풍작은 자칫하면 농협 부채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부론면 농민 A 씨는 "올해만 해도 모내기값, 수확비용, 농약값 등이 10% 이상 올랐다"며 "물가상승률이나 영농자재값 상승 만큼 농협에서 반영해줘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봉산동 농민 B 씨도 "풍작이라고 하지만 철원 동송농협은 5% 인상했다"며 "경제적인 부담을 농협들이 농민에게만 지우려고 하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