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 경로복지담당 정광화(53·단계동) 씨가 1집 앨범 '섬강나루 누가 알겠소'를 발표해 화제가 되고 있다.

행정직 6급으로 공직에 근무하면서 틈틈이 갈고 닦은 실력으로 트롯트 앨범을 발표한 것. 공직자로서 평소 반듯한 이미지만 봐왔던 주변사람들도 의외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 씨는 섬강이 흐르는 지정면 간현 출신으로 육민관고를 졸업했다. 학창시절 학교 축제에서 가창력을 뽐냈고, 여자들에게 늘 선망의 대상이 됐다. 간현에서 흥업까지 등하교를 해야 했지만 성실함과 근면함으로 결석 한 번 한 적이 없다. 고교 졸업 후에는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 1981년 공직에 입문했다. 3남1녀 중 막내였지만 가정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기에 진학이나 가수의 꿈은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아내 진명숙(52) 씨와 사이에 1남1녀를 두는 등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33년간 몸담은 직장에선 능력을 인정받고 있지만 정 씨의 가슴 한편에는 못 다한 '트롯트 가수'의 꿈이 꿈틀거리고 있었다. 시민문화센터에서 근무할 당시 어르신 노래 교실을 담당하던 중 한 작곡가의 권유로 앨범을 꿈꾸게 됐다.

앨범에 담긴 '섬강나루 누가 알겠소'는 정 씨가 유년시절 생활한 고향에 대한 향수와 섬강에 대한 그리움이 묻어 있다. 작사·작곡을 직접 할 정도로 놀라운 창작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주 업무가 경로복지이다 보니 어르신들을 위한 행사를 책임졌고, 그때마다 무대에 올라 트롯트를 불렀다. 관내 사회복지시설에서 행사가 열리는 날이면 빠짐없이 무대에 올랐고, 이 때는 가명인 정나루로 자신을 소개했다.

정 씨는 "공직에서 근무하다보니 가수로서의 삶을 밝힐 수 없었지만 다양한 행사를 통해 이 사실이 알려졌고, 동료들과 지역사회에서 뜨거운 호응을 보내왔다"고 말했다. 정 씨는 공무원으로서 지역사회복지 발전에 최선을 다하는 한편 취미생활로 가수의 꿈을 위해 2집을 준비하는데 열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