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의회에 '표결 실명제'가 도입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원주시의회 운영위원회는 지난 3월과 6월 논란 끝에 계류시킨 원주시의회 회의규칙 일부 개정규칙안을 지난 10일 일부 수정해 통과시켰다.

김병석 의원이 발의한 이 개정규칙안의 핵심은 의회에서 찬반을 결정할 때 전자투표에 의한 기명투표를 원칙으로 투표방식을 개선하는 것. 김 의원은 개정규칙안에서 원주시의회 회의규칙 46조 표결방법에 있어 '이의가 있을 경우 전자투표에 의한 기록표결로 가부를 결정하고 투표기기의 고장 등 특별한 사정이 있을 때는 기립 또는 거수표결로 가부를 결정'하도록 했다.

조례가 제출된 지난 3월에는 일부 조항이 상위법에 위배된다는 지적과 일부 의원들 사이에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추후 논의하자는 취지로 계류됐지만 김 의원이 동료 의원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설득하고, 협의하면서 지난 10일 재심의가 이루어졌다.

10일 시의회 운영위원회는 김 의원이 제출한 원안에서 '전자표결에 의한 기록표결(기명식)'을 '전자투표에 의한 기록표결'로, '제적의원 2/3 이상의 서면 요구가 있을 때 비밀전자투표 또는 무기명투표 방법으로 표결한다'를 '의장의 제의 또는 의원의 동의로 본회의의 의결이 있을 때 비밀전자투표, 기명투표 또는 무기명투표 방법으로 표결한다'로 각각 수정했으며 불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일부 조항을 삭제했다.

원주시의회 관계자는 "전자투표를 실시하게 되면 자동으로 의원 이름과 함께 찬·반 의견이 게시되는것은 물론, 회의록에도 기록되기 때문에 굳이 기명식이라는 단서를 달지 않아도 된다"면서 "제적의원 2/3 이상의 서면요구로 투표방법을 변경할 수 있도록 한 부분은 지방자치연구원 등에 자문한 결과 상위법에 위배된다는 지적을 받았다"고 수정 배경을 설명했다.

현행 원주시의회 회의규칙은 투표방식에 대한 명확한 규정과 기준이 없어 의원들간 합의에 따라 통상 무기명 투표로 진행돼 왔다. 수천만원을 들여 전자투표 시스템을 갖추고도 6대 의회 들어 단 한번도 전자투표가 이루어질 수 없었던 이유다.

하지만 수정된 개정규칙안은 표결시 기명투표를 원칙으로 하고 비밀투표를 하기 위해서는 출석의원 과반수의 동의를 얻도록 하고 있어 오는 22일 본회의에서 개정규칙안이 통과될 경우, 실질적인 '투표 실명제'가 가능해진다.

김 의원은 "개정규칙안을 발의한 입장에선 일부분 아쉬움은 있지만 전자투표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 의의를 둘 수 있다"면서 "대다수 동료 의원들도 개정이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있어 본회의에서도 무리없이 의결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