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이 대형마트와 맺은 상생협약을 파기하기로 결정했다. 원주시전통시장연합회(회장: 장상순 남부시장번영회장, 이하 연합회)는 지난 11일 이사회를 열고 대형마트 및 SSM의 의무휴업을 평일이 아닌 공휴일로 추진하기로 의결하고 원주시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이하 상생발전협의회)에 이를 요청하기로 했다.

또한 상생협의회 위원인 장상순 회장은 이날 이사회에서 지난 2일 대형마트와 체결한 상생협약을 철회한다고 발표했다. 상생발전협의회가 지난 4일 대형마트와 준대규모점포의 의무휴업일을 둘째·넷째 수요일로 정하고 23일부터 시행하기로 한 결정을 뒤집은 것이다.

전통시장의 이 같은 행보는 전통시장 상인들의 반발이 거셌기 때문이다. 의무휴업일이 수요일로 결정되자 지난 10일 남부시장을 제외한 전통시장 회장단은 이를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상생협의회 결정은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장상순 회장을 지지했던 것은 의무휴업일이 일요일로 지정된다는 조건하에서 였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장 회장에 대한 배신감이 크고 상생협의회 다른 위원들도 중소상인들의 입장을 배려하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박이선 자유시장번영회장은 "대형마트 입점으로 피해자가 된 중소상인들의 의사를 한번도 묻지 않고 결정된 평일 휴무는 원천 무효"라며 "평일휴무 결정은 취소돼야 하고 상생협의회 위원들은 즉각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상생협의회 위원장인 최광철 부시장에게 대형마트 의무휴업을 일요일로 지정할 것을 요구했다. 상생협의회는 장 회장의 의견을 존중해 평일을 의무휴업일로 지정했는데 전통시장 측의 요구에 당황스러워 했다.

최광철 부시장은 "대형마트가 일요일 쉬더라도 하나로마트를 비롯한 다른 곳으로 몰리기 때문에 전통시장을 지원해야 한다는 장 회장 의견을 상생협의회가 존중했다"며 "수요일 결정에 절차상 문제가 없었고 대형마트와 논의해 결정했기 때문에 법적문제가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원주시는 전통시장 회장단의 의견을 존중해 전문가 자문을 거쳐 상생협의회 결정 내용이 번복될 수 있는지 법률자문을 알아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전통시장 회장단의 거센 항의에 장상순 회장은 유감을 표명했다. 지난 11일 연합회 이사회에서 "하나로마트나 편법SSM이 의무휴업의 범주에서 벗어나 실익을 취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했다"며 "9명의 위원 중 평일휴무에 8명이 찬성하는 분위기라 전통시장이 다칠 것을 우려해 그렇게 결정한 것"이라며 "전통시장 회장단에게 진심으로 사죄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