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손님이 다녀가면 늘 종합선물세트를 한 아름 안겨주었던 것이 기억된다. 종합선물세트 안에 가득한 사탕, 비스켓, 초코렛, 껌, 각종 과자들로 가득 채워져 있어 보기만 해도 행복했고, 함께 나누어 먹었던 것을 추억해 본다. 또 손님은 언제오시나 기다려졌다.

지난여름 100년만에 찾아온 더위라 유난히도 힘들고 더웠다. 타들어가는 농민들의 마음, 경제적으로 어려운 때 치솟는 야채값으로 지출이 늘어나는 주부의 부담, 전력의 경고 단계로 조마조마 했던 시간들을 뒤로하고 여름이 남기고 간 가을은 각종 열매로 풍성한 축복과 과일을 선물세트로 우리에게 한 아름 안겨주었다. 경의를 표하고 감사를 드리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지난30년 간 법원검찰청이 머물고 간 우리 지역에 원주 보호관찰소라는 종합선물세트를 남기고 떠났다. 종합 선물세트 안에는 폭력사범, 성폭력, 절도, 경범 사범 등 700명의 보호대상자가 담겨있다. 자의였든 타의였든 간에 덥썩 몰래 안겨준 깜짝 선물세트이기에 희망보다는 절망을, 행복보다는 불행의 종합선물세트를 받았다. 그러면서 법원담당자들은 왜 기뻐하지 않고 원망하느냐? 불안해하느냐? 걱정하지 말라고 안심하라한다.

절대보호대상자인 어린이, 청소년, 주부, 노약자들이 상대적으로 훨씬 많은 지역이다. 주변에 중앙초등학교가 직선거리로 120m, 학성중학교가 200m, 지역아동센터, 어린이집, 밀집되어있는 주택들이 산재되어 있으며, 복잡한 미로와 같은 골목이 많다. 이 지역은 원주시청 2007년, 춘천지방법원원주지원 2012년 그리고 최근엔 춘천지방검찰청원주지청이 2013년 무실동으로 이전하였다.

그에 따라 주변의 행정·사법 사무소와 변호사 사무실이 동반 이전하게 되었다. 특히 재개발을 위한 빈집이 많이 있고, 집창촌이 밀집되어 있다. 도시공동화로 슬럼화가 급속하게 진행된 지역이다. 이를 극복해 보려는 주민들의 자구책의 의지가 강하다.

그래서 지난 해 2012. 7. 13부터 2012. 10. 13까지 학성동 공동화 해소등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으로 상지대 산학협력단에 9,500,000원에 용역을 주어 보고서를 만들어 대책안을 원주시에 제출하였다. 이런 노력과 의지가 꽃도 열매를 기대하지도 못한 채 단번에 수포로 돌아갈 처지이다. 이런 현실을 통해 보면 원주보호관찰소의 현 지역의 이전은 올바른 행정행위가 아니다.

보호관찰소법 제1조에 “사회 내 처우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사람을 지도하고 보살피며 도움으로써 건전한 사회 복귀를 촉진하고, 효율적인 범죄예방 활동을 전개함으로써 개인 및 공공의 복지를 증진함과 아울러 사회를 보호함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듯이 개인 및 공공의 복지를 중진하고 사회를 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목적과 정면 대치되는 행정편의주의의 발상이다.

범죄는 시설 경내 3,000평 안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울타리 밖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밖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범법 행위는 사회적인 통제와 감시가 필요하다. 고양이와 생선가게가 좋은 예가 될 것이다. 어떻게 하면 허기진 배를 생선으로 채우려는 고양이와 지키려는 생선가게 주인과의 빼앗고 빼앗기지 않으려는 양자간의 갈등이 점점 고조된다. 좇고 좇기는 긴장감은 손님들이 많아지면 해소가 된다.

범죄 심리학에서는 주위 환경을 자연스럽게 이용하며 범죄를 예방하려는 범죄예방 환경설계(CPTED)이론이 미국의 사회운동가 제인 제이콥스(Jane Jacobs)에 의해 제기됐다. 지역사회의 문제와 도시계획 등에 대해 관심을 쏟던 그녀는 1961년 발간된 '미국 대도시의 죽음과 삶(The Death and Life of Great American Cities)'을 통해 거리의 감시자 개념을 제시했다.

매력적인 환경을 조성해 보행자들이 빈번하게 오고 갈 수 있도록 도시환경을 조성하자고 제안한 것이다. 이를 통해 거리에는 사람들이 많아지게 되고 자연적 혹은 무의식적으로 감시자의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범죄예방에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제인 제이콥스 외에도 레이 제프리(C. Ray. Jeffery) 특히 오스카 뉴먼(Oscar Newman)은 방어적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범죄예방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방어 공간(defensible space) 개념을 제안했다. ‘영역성’, ‘자연적 감시’, ‘이미지’, ‘환경’ 등 4가지 물리적 요소를 통해 범죄를 예방할 수 있다는 이론이다.

서울시가 지난해 범죄자의 심리를 위축시키기 위해 도입한 ‘범죄예방디자인(Crime Prevention Through Environmental DesignㆍCPTED)이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문화관광디자인본부는 한국형사정책연구원(원장 김일수)과 공동으로 지난해 10월부터 운영한 마포구 염리동 골목길 ‘범죄예방디자인 프로젝트’가 지역 주민이 자신과 가족에 대해 느끼는 범죄 두려움이 각각 9.1%와 13.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CPTED란 디자인으로 범죄 심리를 위축시켜 범죄발생 기회를 사전에 차단하고 예방하는 기법이다. ‘의 효과를 발표했다. 우범지역으로 우려되는 곳들을 연결해 만족도는 83.3%, 범죄예방 효과는 73.6%로 나타났다고 했다.

따라서 학성동 지역은 보호관찰소의 그 기능과 역할을 다 할 수 없는 물리적인 환경을 가지고 있다. 단지 기관으로만 존재한다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범죄 심리는 환경’ 스탠포드 실험 의 열악한 환경이 인간 정신에 미치는 영향의 보고에 의하면 1971년 세계 심리학계를 뒤흔든 화제를 일으켰다. 스탠퍼드 심리학과 필립 짐바도 교수가 주도했던 이 실험은 대학생 20명을 연구소에 설치한 가상 형무소에 수용, 열악한 환경에 던져진 인간의 심성 변화를 관찰한 것이다. 그러나 실험 대상자들의 폭력이 난무하면서 실험은 조기 중단되고 말았다.

이를 보아서도 알 수 있듯이 자생 능력이 없는 환경과 조정작용이 부족한 지역의 경제적인 현실에서 맞춤식 이전하는 행위는 부작용으로 인한 범죄를 조장하고 고조시키는 것이다. 오히려 더 많은 범죄를 낳아 범죄 우산속에 악의 문화를 촉진하는 악순환이 있을 뿐이다.

보호관찰소 보호대상자의 범죄율이 7-8%라는 법무부 담당관의 말에 대해 이렇게 반박하고 싶다. 겉으로 드러난 범죄의 결과 수치는 드러나지 않은 수치를 제외한 사건으로 범죄의 10%에 불과하다. 빙산의 예를 들자면 빙산을 왜 무서워하는가하는 것은 물 표면에 보이는 일부가 아니라 수면 아래있는 90%의 빙산의 힘이 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다.

수치에 드러나지 않은 각종 사건들은 무시할 수없는 현실이다. 또한 이로 인하여 한 번 망가진 인권을 회복하기까지 드는 시간과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 성폭행당하는 한 사람의 치료를 위해서는 적어도 7-8천 만 원의 비용이 들어야 한다. 이에 대한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보호관찰소인가를 묻고 싶다.

보호되어야하는 사람의 인권과 생존권이 위협받게 되는 사회는 법치주의가 아니다. 인권이 유린되고 무시당하는 사회는 국제적인 제재를 받게 되어있다. 민주주의 국가인 대한민국에서 통치행위이라는 이름하에 인권은 어떠한 이유에도 유린되어서는 안된다. 보호관찰소 보호대상자의 인권도 역시 낙인감을 갖게하는 빌미를 보호관찰소에서 앞장서서 제공하는 격이 되는 것이다.

저희 원주보호관찰소 이전반대 대책위원회에서는 지역 집단이기주의에 의한 목소리가 아님을 다시 한 번 주장한다.

따라서 사람이 중심이 되는 건강한 원주에 반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정당성을 위와 같이 주장하며 대책을 제시하고자 한다.

보호대상인 아동과 청소년, 주부, 노약자의 인권과 지역 주민의 생존권 아울러 행복추구권을 침해 받지 않는 좋은 환경과 지역을 우리 다음세대에 유산으로 남겨주고 희망과 재기 할 수 있는 용기를 주고자 한다.

현 학성동에서 이전하여 본래의 위치한 곳으로 조속히 이전하여 원주시와 협의하에 적당한 장소를 물색하던지 아니면 신축한 무실동 청사 안에 사무소로 이전해 줄 것을 요청하는 바이다. 모든 사람들이 다시 한 번 찾아오고 싶어하는 우리 지역을 만들고, 하루하루 피를 말리며 자녀들의 안전한 등하교를 걱정하는 학부모들과 신바람 나게 살고 싶어하는 지역 주민들의 몸부름치는 소망의 소리를 들으시길 원한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고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