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세상은 참 편리하고 놀라운 기능을 가진 디지털 기기들이 넘쳐납니다. 특히, 스마트폰 시대가 열리면서 우리의 일상은 스마트폰을 통해 세상과 만나는 스마트 시대가 되었습니다.

스마트폰 하나로 이동전화 뿐아니라 카메라와 휴대용 컴퓨터 그리고 네비게이션까지 정말 다양한 기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 발전 속도와 유행이 어찌나 빠른지 변화를 받아들이기 버거워지곤 합니다. 항상 들고 다닐 수 있는 태블릿PC는 일상속에서 언제든 다양한 정보와 배움을 접할 수 있는 또 다른 세상을 열어줬습니다.

가끔 서울 출장길에 지하철을 타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손에 폰을 들고 귀에는 이어폰을 꽂고 스마트폰의 영상이나 글들을 보거나 교육용 앱을 활용한 공부 또는 게임을 즐기고 있는 모습을 봅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SNS를 활용한 홍보와 소통이 대세를 이루고 있어, 지역과 국가간의 경계를 넘어서 멀리있는 SNS 친구가 한 지역에서 함께 생활하고 있는 친구나 가족보다 더 가깝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청소년기 자녀들과 가족간의 정을 쌓고 공감대를 키우겠다고 떠나는 가족여행 길에도 좁은 차안에 있는 사람들과의 소통보다는 각자가 디지털 기기를 들고 각자의 디지털 공간에서의 자유를 만끽하고 심취해 있는 걸 목격할 수 있습니다.

오래 전 교사와 부모들은 네모난 바보상자라고 해서 TV 중독을 염려하다가, 몇해 전엔 인터넷 게임 때문에 아이들의 학습뿐 아니라 일상생활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최근엔 스마트폰 때문에 학교생활 전체가 방해받아 교실에서는 폰을 수거 보관하는 방법으로 대응하고 있고, 그런 교사의 조치에 대해 아이들은 불만을 표출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일상에서 떨어질 수 없이 깊숙이 들어와있는 스마트기기의 세상에서 자라는 유아와 어린이들의 문화도 이전의 인류와는 다른 신인류라고 할 만큼 디지털기기 사용에 노출돼 자라게 됩니다.

전래동화 '호랑이와 곶감'에서는 울던 아이가 '옛다, 곶감' 하면 울음을 뚝 그쳤다고 호랑이보다 더 무서운 것이 곶감이라고 했다지만, 요즘 아이들은 다른 장난감이나 놀이보다 부모들의 '스마트 기기'가 울던 아이도 그치게 하는 처방이 돼 버린 게 현실입니다.

주변에서 돌배기 아이들의 스마트폰 사용에 익숙한 손놀림(한손으로 기기를 잡고 한손가락으로 화면을 클릭하며 화면을 넘기거나 화면은 키우는 손동작)은 흔히 볼 수 있고, 유아기 아이들은 부모의 컴&폰에서 게임, 애니메이션, 그림그리기까지 푹 빠져있는 걸 흔히 접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스마트기기 세상에서 자라는 아이들에게 즐거운 놀이문화가 작고 네모난 세상에 갇혀 프로그래밍 돼 있는 그 세상이 전부일까요? 그리고 그 놀이문화가 아이들을 건강하고 행복하게 자라게 할 수 있을까요?

예전엔 가난하던 시절에 자란 세대들은 비싼 장남감 없이도 마을 속 나무그늘에서, 골목길에서 그리고 숲속에 만나는 모든 자연물이 놀이감이 됐고, 친구들과 이웃들이 함께 놀이 친구가 되었기에 어릴 적의 소꿉동무들과의 추억과 고향의 정취가 힘겨운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힘이 되었고, 통합적이고 창의적인 사고의 능력으로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키우는 바탕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의 스마트세상을 열게 된 경제적 성장과 사회·문화적 토대를 든든하게 만든 세대가 된 것입니다.

원주YMCA에서는 지금 자라나는 아이들과 젊은 부모세대에게 '컴& 폰의 세상'을 벗어나서도 우리의 전래놀이와 지역사회가 함께 어우러지면서 즐기는 건전한 놀이문화, 지속가능한 지구촌을 만들어가는 녹색소비문화 속에 행복한 세상이 있음을 알리고 체험하는 자리로 제14회 장난감축제를 마련합니다.

아이들과 눈 맞춰 함께 웃어주며, 아이들의 작은 움직임과 성장에도 관심과 사랑으로 지지해주고, 새로운 것을 탐색하고 도전하는 모든 것이 놀이이고 배움이며, 함께하는 이들과의 모든 순간이 소중한 가족 나들이를 통해 우리 지역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과 행복이 가득한 가을이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