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잘 재잘~ 조잘 조잘~"

조용하던 기후변화대응교육연구센터에 아이들의 목소리가 생기를 더합니다. 시계를 확인 할 것도 없이 오전 열시 반이고 유아반 수업이 시작 될 시간이네요.

지난 9월 4일 있었던 센터 정식 개관에 앞서 유아들을 위한 기후교육 프로그램 <안녕 기후야> 는 이미 유치부 친구들과 만남이 시작되었습니다. 프로그램 시작 전 '애들이 뭘 알겠어?' 하는 생각을 해 본 적은 없지만 '어디 까지 말해줘야 하지?' '눈높이를 어떻게 맞추고 전달해야 하지?' 그런 고민은 있었습니다. 그러나 다 쓸데없는 어른들의 생각이었을 뿐, 5주차 수업에 접어든 지금은 이렇게 말 할 수 있습니다. "애들도 다~알아요".

유아들을 위한 <안녕 기후야> 는 초등학생 대상 기후변화 대응 프로그램인 <기후야 놀자> 와는 달리 센터로 찾아오는 유아 대상 프로그램입니다.

1회성 교육의 한계를 벗어나고자 모두 6주차로 진행이 되고 있으며, 그동안 아이들은 지구가 왜 아픈지?,지구와 내 몸을 위한 먹을거리는 어떻게 선택해야 하는지?, 늘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태양과 바람, 맑은 공기는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느껴 갑니다. 또한 쓰레기의 보물변신, 탄소잡기 놀이를 통해 아껴 쓰는 자원의 귀중함과 생활 속 탄소발자국도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우리 친구들은 요즘 기후센터에서 가랑비에 옷이 젖는 중입니다.

센터 옥상에는 태양열 조리기가 있어 수업이 진행되는 동안 햇빛에너지를 이용해 메추리알을 구워 간식으로 먹는 체험을 하는 시간이 있습니다. 하지만 좀 일찍 준비를 한다고 해도 날씨여부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는 해서 잔뜩 기대했던 친구들은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안녕 기후야' 6주차 수업이 진행되는 한 주 한 주 기후센터로 향하는 아이들의 발걸음은 더 가볍고 더 신나 보이는데 유치원이나 학부모님들도 갈수록 기대된다는 평을 주시니 힘도 나고 책임감도 느낍니다.

2010년 원주시에서 그린리더를 육성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선뜻 내민 첫 발자국은 아니었지만 지금 돌아보니 제가 좀 변해 있는 것을 확인합니다.

그린리더 활동을 통해 참 소중한 일을 하고 있다는 보람으로 마음 뿌듯할 때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이즈음도 미소가 맑은 저 아이들의 마음속에 소중한 씨앗 하나 떨어뜨렸다는 보람에 마냥 행복합니다.

이제 원주에 기후변화대응교육연구센터가 개관하면서 그린 리더 들은 마음껏 교육의 장을 펼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강원도는 물론 중부내륙권 까지 담당할 수 있는 이 공간이 마련 될 수 있도록 애써주신 원주지속가능발전협의회와 원주시에 감사드리며 원주 기후센터만의 차별화된 프로그램으로 시민여러분께 다가가겠습니다.

거의 30여년을 원주에 머물며 원주의 산천을 유난히 아끼고 사랑했던 박경리 선생님의 말씀이 생각납니다. 개인적으로 지난 1년여 동안 박경리 문학공원에서 작가의 삶과 문학을 전하는 해설 일을 했던 경험은 제가 부쩍 성장하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자연이 주는 이자로만 살아야 하는데 안타깝게도 어리석고 교만하게 원금까지 까먹고 있다. 온전한 생태계의 보존 없이는 문학도, 그 어떤 삶도 가능하지 않다" 그린리더 활동을 하면서 늘 마음에 담아두는 선생님의 말씀입니다. 이 가르침을 지표삼아 저는 오늘도 또 한 걸음을 떼어놓고 있습니다.

"얘들아! 기후랑 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