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은 소통의 학문이다. 효율을 최우선으로 하는 사회분위기 속에서 무한경쟁은 필연적인 과정처럼 인식되었고 여기서 발생된 파쟁과 불균형은 사회의 각 부분에서 많은 갈등을 야기하고 있다. 인간에 대한 깊은 성찰과 따뜻함을 지닌 인문학은 이러한 갈등구조를 해소하고 서로를 소통하게 하는 훌륭한 도구이다.

소통은 서로의 입장을 확인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서로의 거리를 가까이 하면서 '접점'을 형성한다. 바로 그 지점에서부터 공존과 통합의 상황이 만들어진다. 그런 의미에서 소통은 '만남'과 '나눔'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원주는 '원주'로 호칭된 이후 정치적, 문화적 연속과 단절의 역사를 거치며 '원주문화'라는 통일체를 1천 년간 형성해 왔다. 삼국시대 원주는 북원경이라는 위상으로 인해 주목받았고, 후삼국시대 궁예·왕건·견훤·양길의 세력이 격전을 벌이며 후삼국통일을 완성시켜 고려 건국의 배태지로서의 의미가 깊은 곳이다.

또한 조선시대 500년동안 관동의 수부도시로서 강원감영이 설치되었고 원주지 도심인 일산동 일대에 강원감영지(사적 제439호)가 존재하고 있다.

원주는 예로부터 서울과 가까우면서도 치악산과 같은 심산을 등지고 있는 관계로 사대부들의 낙향이 잦았던 지역이기 때문에 서울의 중앙문화가 강원도 어느 지역보다도 빠르게 유입되는 곳이었다. 또한 남한강을 중심으로 형성되는 중원문화권의 중심지로서 삼국시대부터 중앙지역과 한반도 동남부 지역과의 문화교류 요충지 역할을 해왔던 곳이기도 하다.

이렇듯 원주는 항상 열린 공간이어서 오랜 역사를 두고 많은 사람들이 드나들며 오가는 곳이었다. 그로 인해 출신지역과 문화를 불문하고 상호 수용하고 포용하며 공존하는 지혜를 갖게 하기도 했다. 원주는 중부지역의 핵심도시로서 정치·행정·문화적인 측면에서 중요한 위상을 지닌 도시이다.

실제 강원도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거주하는 원주는 최근에 혁신도시ㆍ기업도시 유치에 성공하였으며, 앞으로도 무한한 발전 가능성을 지닌 도시이다.

남한강과 섬강이 만나 서울로 향해 열린 수로, 옛 역로를 따라 개설된 수많은 도로에서 보듯 원주는 늘 열려있는 곳이다. 전국의 어느 지역보다 '만남'과 '나눔'의 환경과 정신이 숨 쉬는 도시라고 할 수 있다.

다양한 이념과 사상이 공존했던 역사성이 숨쉬는 도시로서 원주가 지니는 문화적 위상은 분명하다. 인문정신의 시작은 소통이다. 그런 의미에서 원주야말로 인문정신의 전통이 살아 숨쉬는 도시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따뜻하고 인간적인 문화도시로서 원주의 인문학 컨텐츠 개발과 교육이 필요한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