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도청에서 풀뿌리기업지원센터에 파견 나올 당시만 하더라도 풀뿌리기업에 대해서 어렴풋이 알고는 있었지만, 정확한 뜻과 의미를 몰랐던 것이 사실이다. 단순히 우리 지역에서 좋은 뜻을 가지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는 기업 정도로만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풀뿌리기업이란 사회적 목적 실현에 가치를 두고 지역경제(지역주민 소득 및 일자리 창출) 및 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재화·서비스의 생산, 판매 등의 영업활동을 수행하며 강원도에 기반을 둔 경영조직체를 뜻하는 것으로 도내에 있는 사회적기업, 예비사회적기업, 마을기업을 통칭하는 의미이다.

최근에는 강원도와 강원발전연구원에서 풀뿌리기업의 의미를 확장해 '사회적경제'라는 개념을 도입하고자 준비 중에 있으며 '사회적경제'에는 기존의 풀뿌리기업과 더불어 '협동조합 기본법'에 의해 설립된 협동조합, 자활공동체에서 비롯된 자활기업까지를 포함하고 있다.

즉, 풀뿌리기업은 지역에 기반을 두고 지역의 자원을 활용해 생산, 가공, 판매, 서비스를 제공하며 지역 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이라 할 수 있다. 풀뿌리기업이 활성화 되면 고용, 특히 장애인, 고령자, 경력단절 여성, 한부모 가정, 장기실업자 등의 취약계층의 고용이 확대되고 지역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확립할 수 있다.

그러나 풀뿌리기업들은 이윤의 일정부분을 지역공동체나 사회적 약자층을 위해 재투자해야 하며, 생산성이 높지 않은 사람들을 일정 비율 이상 고용해야 하기 때문에 무한경쟁의 시장에서 생산되는 일반 제품이나 서비스에 비해 가격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어려운 현실이다.

바로 이 대목에서 시민들과 소비자들의 역할이 중요하게 작용한다. 가격만으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평가하지 말고 '가치'로서 평가한다면 풀뿌리기업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에 주저함이 없을 것이다.

세숫비누를 예로 들어보자. 풀뿌리기업의 천연비누와 일반기업의 기성비누 중 가격만을 고려한다면 고민할 것도 없이 기성비누를 구입하겠지만, 풀뿌리기업의 비누에 담긴 '가치'. 즉, 비누 하나를 구입함으로써 발생되는 지역경제 선순환 구조를 고려한다면 우리 지역을 위해 월등한 '가치'가 있는 풀뿌리기업의 비누를 구입할 것이다. 이것이 흔히 말하는 '윤리적 소비'다. 소비의 일부만 '가치' 중심의 윤리적 소비를 하게 된다면 우리 지역경제의 기반은 조금 더 단단해 질 것이다.

9월 14(토)~15(일) 양일간 원주 따뚜공연장에서 제2회 풀뿌리기업 페스티벌이 개최된다. 우리 지역에 어떤 풀뿌리기업이 있고, 어떤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 한 눈에 알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윤리적 소비를 원하는 시민이 있다면 꼭 한번 방문해보시길 권한다. 또한, 10월이면 풀뿌리기업 제품 통합 온라인 쇼핑몰인 '강원곳간'에서 온라인 쇼핑을 할 수도 있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이 '가치' 중심의 윤리적 소비를 한다면 그 가치는 더 큰 '가치'로 여러분들께 돌아갈 것이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