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논란을 야기시켰던 '원주시 도시계획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 오는 11일 열리는 원주시의회 본회의에서 처리될 예정이다. 개정안의 골자는 도시지역 내 자연녹지지역의 개발행위 허가기준을 완화시키는 것이다. 개발행위 허가기준을 경사도 17도 미만에서 22도 미만으로 완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조인식 원주시의원이 대표발의 했으며, 원주시의회는 지난 1월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그러나 심의 과정에서 의원들간 찬반 양론이 제기됐으며, 환경 및 시민사회단체는 성명서와 논평을 통해 조례 개정을 규탄했다. 난개발을 부추기고, 산사태 등 자연재해 및 기획부동산 투기자본이 유입될 수 있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또한 일부 의원이 경사도 17도 이상 22도 미만의 산림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며, 의원들의 도덕성 논란도 제기됐다.

그럼에도 개정안이 통과되자 환경단체 등은 원주시에 재의요구를 하도록 요청, 원주시 재의요구안이 의회에 제출됐다. 재의요구된 안건은 재적의원 과반수 이상 참석에 참석의원의 2/3 이상 찬성해야만 원안 의결된다. 수정의결을 할 수 없기 때문에 가부간 결정만 남은 셈이다.

하지만 재의요구 이후 변수가 생겼다. 정부가 산지관리법 시행규칙을 개정할 예정인 것. 감사원은 지난해 실시한 산림청 감사에서 산지전용허가 등의 기준이 되는 입목축적 조사 및 경사도 측정방법이 지자체 별로 다르다며 개선을 요구함에 따라 산지관리법 시행규칙이 연내 개정될 예정이다.

문제는 개정되는 시행규칙에 따라 산림청이 제시하는 프로그램 대로 경사도를 측정할 경우 현재 원주시 측정방식인 '격자 내 평균 경사도 산정방식(사전법)' 보다 경사도가 6도 가량 낮게 측정된다는 데 있다. 원주시 관계자는 "감사원이 사전법과 산림청 프로그램을 비교한 결과 6.25도 차이가 났다"고 전했다. 따라서 개발행위 허가기준을 22도 미만으로 완화한 뒤 산리관리법 시행규칙이 개정되면 원주시 개발행위 허가기준은 현재 기준으로 경사도 28도가 된다.

환경단체 한 관계자는 "산지관리법 시행규칙 개정을 눈 앞에 둔 상황에서 의원들이 어리석은 선택을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원주시가 경사도 산정방식 중 가장 엄격한 사전법을 적용함으로써 시민 재산권을 제약하고 있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이상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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