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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카페 설치 실패담
2013년 09월 02일 (월) 용정순 원주시의원 wonjutoday@hanmail.net
   
 

 지난해 말 매니패스토 대상 수상식 참석 차 처음으로 서울시청을 방문한 적이 있다. 7층에서의 시상식 도중 차라도 한잔 마실 곳이 없을까 기웃거리던 중 복도 겸 로비처럼 보이는 한쪽 공간에 커피를 파는 곳을 봤다.

바로 '행복 플러스 카페'. 커피를 준비하는 공간 한편에는 장애인 작업장에서 만든 상품들을 전시해 놓고 있었다. 호기심에 자세히 살펴보고 물어보니 장애인작업장에서 만든 상품을 전시 판매하고, 장애인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만든 카페였다.

역시 서울시가 다르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6년 전인가 국외연수를 갔던 비엔나의 장애인 카페가 떠올랐다. 비엔나 시에서 장애인에 대한 인식개선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시내 주요 도로변에 널찍하고 예쁜 장애인 카페를 설치해 장애인들이 운영토록 하고 있었다.

커피를 내리는 바리스타도 연수단인 우리들에게 와서 신청 메뉴를 꼼꼼히 적던 직원도 지적 장애인이었다. 비엔나시의 그런 세심한 행정이, 그리고 서툴지만 자신의 일을 멋지게 해 내는 장애인들의 모습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았었다.

원주에도 작지만 예쁜 테이크아웃 장애인 카페를 만들고 싶었다. 마침 비슷한 고민과 바람을 가지고 있던 분들을 만났다. 보건복지부가 공공기관 연계 중증장애인 창업형 일자리 사업으로 공공기관 내에 카페나 매점 등을 설치하여 장애인 일자리를 창출하면 5천만원까지 설치비를 지원하는 사업이 있다는 정보도 얻었다.

서울 시청사에도 다시 가보고, 서대문구청도 방문하고 업무담당자를 만나 이야기도 나누었다. 서울시에서는 26개 각 구청마다 행복플러스카페 설치를 권장하고 있고 서울시에만도 현재 7개소의 직영점이 운영 중이다. 서울시뿐만 아니라 많은 지자체들이 앞 다투어 청사 내에 장애인카페를 설치 운영하고 있다는 정보도 알게 되었다.

원주시 청사 내에 장애인카페를 설치·운영하면 장애인들의 일자리도 늘리고, 장애인들에 대한 인식개선에도 도움이 되고,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주간보호시설 등을 만들어 장애인들을 보호하는 것보다 이런 일자리를 만들어 적극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비용 측면에서도 훨씬 경제적이다. 원주시가 모범적으로 먼저 설치하고 향후 혁신도시 내에 입주하는 공공기관에도 장애인 카페 설치를 권장하면 훨씬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장애인 카페 설치를 위해 장애인직업재활원 관계자분들과 함께 원주시에 제안 설명도 넣고 시장님을 직접 만나 설명도 드렸지만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 사업의 필요성과 목적에는 공감하지만 현재 청사 내에서 영업을 하시는 분께 피해가 되기 때문에 어렵다고 한다. 공공청사를 공익적 목적으로 사용해야지 임대사업이 우선되어서는 안 된다고 보지만, 한편으로는 여러 이해관계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단체장의 입장도 이해는 되었다.

열정과 기대를 가지고 추진한 장애인카페 설치가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해 함께 했던 많은 분들의 실망이 컸다. 그러나 해마다 장애인들도 자신의 능력과 적성에 맞는 직업생활을 하고자 하는 욕구가 커지고, 지방자치단체로서는 갈수록 늘어나는 복지비용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력을 해 나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시대적 추세다. 그래서 조만간, 곧, 우리 원주시민들도 장애인 바리스타들이 만든 커피를 맛볼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는 것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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