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이 발표한 지난해 전국 시·군·구별 교통사고 통계는 원주시 공무원은 물론 시민 모두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차량 1만대당 교통사고 건수나 부상자 수가 전국에서 가장 많은 도시 1순위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부상자 수는 77개 시지역 중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지난해만 그런 것도 아니고 최근 수년간 통계를 보면 언제나 안 좋은 쪽으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 2010년 교통선진화 모델도시로 선정돼 원일로와 평원로를 일방통행으로 전환하는 등 교통시설물 개선사업을 진행했지만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

일반적 관점에서 보면 특별히 교통사고가 많이 발생해야할 이유가 없는데 통계를 보면 언제나 사고건수가 전국에서 가장 많은 도시로 꼽히는 이유가 무엇일까. 원주시나 원주경찰서도 이에 대한 설득력있는 분석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고속도로 교통사고가 포함돼 그렇다고 하지만 이 역시 전체 건수의 2~3%에 불과하다. 사통팔달 도시이다보니 도로사정에 익숙하지 않은 외지차량 운행이 많아 그런게 아니냐는 분석도 있지만 수도권도시보다도 더 많아야할 이유는 없다. 원주시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올해 국토교통부 '교통안전 특별실태조사지역'으로 신청, 원인을 분석하고 있는데 어떤 결과가 나올지 주목된다.

교통문제는 시민들의 삶의 질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부분이다. 현재 진행중인 교통사고 특별실태조사가 어떤 분석을 내놓을지는 모르지만 교통사고 건수 전국 1위 도시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않는한 살기 좋은 도시 반열에 오를 수는 없다.

때문에 이 문제는 원주시나 시민들이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할 과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원주시가 손을 놓고 있다는 것은 아니다. 지난 5월에는 교통사고 범시민결의대회를 개최했고 교통사고가 잦은 5개소를 대상으로 개선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개인택시원주시지부, 강원도모범운전자연합회 등 교통관련 단체들도 교통사고 줄이기 다짐대회를 개최하는 등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그러나 결의대회나 다짐대회로 해결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순위를 조금 끌어 내리는 게 아니라 교통사고 가장 적은 도시를 만들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워야 한다. 교통사고 건수를 줄이는 차원이 아니라 살기 좋은 도시, 안전한 도시 만들기 차원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결의대회나 다짐대회 수준을 넘어 시민의식과 교통문화를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 올린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우고 구체적이고 실천 가능한 성과지표를 마련해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도로구조나 시설개선을 위한 예산도 획기적으로 늘려 시민 모두가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삶의 질 개선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기업체 유치 등 외형적인 도시발전 못지않게 중요한 일이다. 특히 교통문화나 시민의식 선진화는 단기간에 해결될 수 없는 사안인만큼 시장의 강력한 의지와 추진력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