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산리 경로당을 작업장으로 개조해 황태를 손질하고 있다.

호저면 고산리에서 황태 손질 작업이 한창이다. 고산리 노인들이 노인일자리사업 일환으로 황태작업에 참여해 소득을 창출하고 있는 것. 고산리 구 경로당 건물엔 번듯한 황태작업장이 조성돼 있다.

원주시 지원으로 건조기, 저온저장고, 공기정화기 등을 설치해 작업환경을 끌어올렸다. 현재 노인일자리사업을 주관하는 원주시니어클럽의 관리·감독 아래 16명의 지역 노인들이 참여해 소득을 올리고 있다. 작년 7월부터 1년간 작업장을 운영 중이다.

황태의 본 고장인 인제 용대리 견학을 통해 황태포, 황태채 만드는 작업을 숙달했다. 처음엔 딱딱한 황태를 다듬는 손길이 더디게 느껴졌으나 이제는 능숙한 솜씨를 발휘해 한 달에 2.5~3톤의 황태를 작업하고 있다.

사업에 참여 중인 노인들은 매월 월급을 받아 살림에 보태고 자식에게 기대지 않고 손자·손녀에게 용돈을 쥐어주는 기쁨이 남다르다.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김옥녀(69) 씨는 "작업장에서 용돈을 벌어 손주에게 수십만원 짜리 교복을 맞춰준 것이 기억에 남는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고산리 노인들은 하루 6~7시간 일하고 30만~40만원의 월급을 받는다. 겨울에는 일하는 시간이 길고 작업량도 많기 때문에 50만원 정도 수익을 창출, 일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요즘에는 농사일이 많기 때문에 새벽에 나와 오전에 작업을 마무리하고 오후에는 논·밭에 나가 일하는 노인들이 대다수다. 결과적으로 주업인 농사 이외에 별도 수입원이 마련된 셈이어서 노인들의 열의가 높다.

최고령자인 이종월(84) 씨는 "나이가 많아 농사 짓는 것이 버거운데 이렇게 작업장에 앉아 수월하게 일을 하고 생활비에 보탤 수 있어 기분이 좋다"며 "여럿이 모여 웃고 즐기며 일하기 때문에 더 없이 행복하다"고 말했다. 김학수(68) 고산리 이장은 "연세 많으신 분들이 건강하게 일하시는 모습이 무척 보기 좋다"며 "노인들에게 경제적인 도움이 되고 건강한 삶을 살아가시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사업장 운영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고산리는 2011년 농촌건강장수마을로 선정될 만큼 건강함을 자랑하는 마을이다. 고산리에는 370여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이 중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40%에 달한다. 노인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게이트볼 동아리 운영, 건강체조, 식생활 개선활동, 풍물동아리 운영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