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은 우리말로 치읓과 움이 만나서 결합된 복합어라고 합니다. 풀어보면 '차다'와 '움트다'라는 뜻을 갖고 있습니다.

좌우 평면운동인 '차다'와 상하운동인 '움트다'가 만나 상하좌우로 움직이는 '춤'이 된 것입니다. 물리적 의미를 확장시켜 철학적으로는 '움트다'라는 말에 심오한 뜻이 내포돼 있습니다. 파릇파릇 새싹이 돋아나오는 것을 '움트다'라고 합니다.

'사랑이 움트기 시작하다.'라는 말에 쓰이듯이 기운이나 생각 따위가 새로이 일어난다는 뜻으로 쓰이기도 합니다. 춤은 갇힌데서 뚫고 나오는 생명력의 발산이며 동시에 해방, 자유로움의 메시지입니다.

2013년 가을, 원주지역에 이 춤판이 벌어집니다. 오는 9월 28일(토)부터 10월 3일(목)까지 열리는 2013원주다이내믹페스티벌의 핵심프로그램인 댄싱카니발이 원주지역 전역을 한바탕 춤판으로 만들 것입니다.

2011년에 열렸던 제1회 원주다이내믹페스티벌은 정체성, 컨텐츠의 부재가 주요 문제점으로 지적되었습니다. 댄싱카니발은 다양한 여론을 수렴해 축제의 핵심프로그램으로 개발되었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선보인 댄싱카니발은 큰 호응을 얻으며 축제 성공을 견인했습니다.

기존의 거리퍼레이드에서 변형된 댄싱카니발은 200여미터의 짧은 거리 전체를 무대로 활용해 펼쳐지는 퍼레이드입니다. 그리고 전진하면서 동시에 춤을 춰야 한다는 것도 일반적인 퍼레이드와의 차별점입니다.

올해 축제에서는 이 댄싱카니발의 비중이 더 강화되었습니다. 다이내믹팀과 스페셜팀 2개 부문으로 경연부문을 확대하였고 상금도 30여팀에 총 1억여원이 수여됩니다. 지난해 경연장이었던 원일로 거리 외에 따뚜공연장에서도 경연이 열리며 시청로, 장미공원 등지에서도 펼쳐집니다. 그야말로 원주다이내믹페스티벌 행사기간동안 원주시 전체가 흥겨운 춤으로 들썩일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두 번에 걸쳐 원주다이내믹페스티벌이 정체성을 찾는 일에 몰두했다면 올해 축제는 축제 본연의 기능을 수행하길 기대합니다.

첫째, 축제를 찾는 사람 모두가 하나가 되는 대동축제가 되었으면 합니다. 댄싱카니발은 공연자와 관람객 사이에 구분이 없습니다. 거리가 곧 무대이며 같은 높이에서 시선을 공유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둘째, 일상을 축제로 만드는 축제입니다. 감성적, 욕망적 사고가 바탕이 되는 축제는 일반적으로 이성적 사고가 지배하는 일상과 큰 경계를 이룹니다. 하지만 축제를 통해서 시민들이 해방감을 느끼고 새로운 내일을 살 수 있는 힘을 얻게 된다면 일상이 축제가 되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2013년 가을, 춤추는 원주, 움트는 시민을 기대합니다. 척박한 땅을 움트고 나오는 새싹과 같이 댄싱카니발을 통해 신명과 흥으로 가득한 생명도시 원주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