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흡연은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동반하고 있다. 청소년들의 인격성장과 신체성장에 장애를 초래할 뿐 아니라, 청소년 비행의 시작이 되기도 한다. 때문에 과거에는 많은 어른들이 담배를 피우는 청소년들을 발견하면 나무라거나 훈계하는 것이 당연시됐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단계동에 사는 A 씨는 "세상이 험하다 보니 청소년들이 담배를 피우는 것을 보면, 못 본 척 지나치거나 길을 돌아서 가게 된다"며 "경찰이 흡연 중인 학생들을 보고도 모른척 하고 다른 길로 가는 모습을 목격한 일도 있다"고 말했다. 태장동에 거주하는 B 씨도 부끄러운 경험이 있다. "같은 아파트에 사는 고등학생이 매일 아침 담배를 피우고 엘리베이터를 타 담배냄새를 풍겼다"며 "하지만 어른으로써 한 마디도 하질 못했다"고 말했다.

청소년들 경험도 크게 다르지 않다. 모 고등학교에 재학중인 C 군(18)은 "사복을 입고 친구들과 담배를 피우면 어른들이 훈계는 커녕 눈도 마주치질 않는다"고 말했다. C 군은 "나무라는 어른으로부터 한 대라도 맞게 되면 경찰에 고소해 합의금을 받아내겠다는 친구도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5월에는 서울에서 이 같은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 현역 프로농구 선수가 담배를 피우던 중·고등학생 5명을 훈계하는 과정에서 '꿀밤'을 때리자 학생들이 폭행을 당했다며 고소해 입건된 사건이다. 담배를 피운 학생들의 부모 대부분은 훈계해 준 것에 감사하다며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했지만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현재 이 프로농구 선수는 청소년 선도 홍보대사로 위촉돼 활동 중이다.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도내 흡연 청소년 비율은 17.7%로, 전국에서 가장 높다. 한 번이라도 담배를 피운 경험이 있는 청소년도 30.1%로 전국 최고 수준이다. 청소년 흡연은 비단 비행의 문제에 국한되지 않는다. 성장기에 있는 청소년들이 흡연할 경우 폐조직 성장에 악영향을 미쳐 호흡관련 질병을 발생시키거나 뇌에 산소가 부족해 뇌세포가 파괴되기도 한다.

또 각종 화학물질이 피부 노화를 촉진시키기도 하며, 치아변색과 치주염, 구취 등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 같이 많은 문제를 예고하는 청소년 흡연에도 불구하고 어른들의 비겁함이 청소년들을 외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