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주시실버봉사단 회원들. 왼쪽부터 조규근, 홍성기, 이해영, 최기택, 진기원 씨.

어르신들이 텃밭을 이용해 가꾼 농작물을 소외계층에게 전달해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주인공은 지난 2003년 퇴직자 13명이 의기투합해 창단한 원주시실버봉사단(단장: 최기택).

이들이 농작물 수확을 위해 매일 텃밭으로 출근한지는 벌써 10년째다. 태장1동 무진고개에 있는 1천평의 텃밭은 최 단장의 요구로 지인이 도지를 받지 않고 기부한 땅이다. 현재 토지 소유자는 연락이 닿지 않아 농작물을 계속 수확하고 있다.

회원들은 삽과 곡괭이로 밭을 개간했고 열무, 오이, 무, 배추 등 각종 채소를 심었다. 직접 농작물을 재배하고 수확해 관내 사회복지시설에 무상으로 농작물을 공급하고 있다. 최 단장은 "새벽 4시부터 농작물을 수확하면 오전 9시경에 사회복지시설에서 차량을 이용해 농작물을 가져간다"며 "싱싱한 농작물을 사회복지시설 밥상에 올리기 때문에 무척 보람된다"고 말했다.

농작물 중에서도 가지를 많이 심는 이유는 군 시절의 아련한 추억에서 비롯됐다. 최 단장은 군복무 시절 야간경비를 설 때면 밭에 있는 가지를 따 군복에 넣고 하늘을 바라보며 먹었다고 했다. "너무도 배고팠던 시절이었기에 그때 몰래 먹었던 가지의 맛은 절대 잊을 수 없다"는 최 단장의 말처럼 현재 이 텃밭에는 가지가 풍년이다.

유통과정 없이 바로 시설에 공급되기 때문에 저 농약을 사용한다. 회원들은 봉사하는 과정에서 농작물 재배와 관련한 회의와 토론을 거쳐 한해 플랜을 계획한다. 농작물 재배와 관련해 민주적인 절차를 진행함으로써 끈끈한 유대관계를 맺고 있다.

최근에는 텃밭에 뻐꾸기가 알 6개를 품었다. 최 단장은 "원래 가지밭에 새가 알을 품지 않는데 길조라 생각한다"며 "지역사회가 소외계층을 위해 좀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