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아침 새벽공기는 상쾌하고 냄새도 좋다. 내가 사는 동네가 도농 복합동이다보니 공기가 더욱 더 좋은 것 같다. 나는 아침마다 가볍게 앞동산을 오른다. 앞동산 약수터는 많은 사람들의 쉼터이며 만남의 광장이다. 나는 아침마다 산을 오르며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운다. 그리고 많은 생각도 해본다.

그런데 가끔 내 사색을 방해하는 소리가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듣기 싫고 재수 없다고 하는 까마귀 소리가 그 것이다. 어른들이 까마귀를 보거나 소리를 듣거나 하면 재수 없다고 침을 뱉거나 소리를 질러 쫓는것을 어릴 때부터 많이 봤다. 또 나 자신도 그렇게 했었다. 매일 아침마다 높은 나무꼭대기나 전봇대 위에서 울어대는 까마귀 소리가 내가 알고있는 속설, 그리고 편견과 선입견 때문에 기분 나쁜 소리로 들리고 있는 것이다.

문득 옛 선인의 시 글귀가 떠올랐다. '까마귀 검다고 백로야 웃지마라. 겉이 검은들 속까지 검을소냐…' 그 뒤로는 지금까지 재수없게만 보이던 까마귀가 불쌍해졌다. 보기만해도 재수 없다고…. 우는건지 노래 하는 건지는 몰라도 '재수없다'는 까마귀에 대한 고정관념과 편견을 바꿔 생각해보기로 했다.

내가 조그만 바이크샵을 하고 있는 장삿꾼이어서인지 먼저 생각난 것이 돈 많이 벌라는 소리였다. 까마귀의 '꽉꽉' 소리를 '돈돈' 하는 소리로 바꿔 들어보았다. 정말 그리 생각하니 그렇게 들린다. 미신같은 속설은 버리고 '오 반갑다. 돈 많이 벌라고 복 많이 받으라고 아침인사 하는구나'로 생각을 바꾸니 어느새 나에게까마귀는 길조로 변해있었다.

편견과 선입견을 가지고 살다보면 많은 것들을 불쌍한 까마귀와 같이 만들 수 있다. 우리 주위가 편견과 선입견으로 얼룩져 있지 않은지 생각도 해보고 이로인해 내가 혹시 피해를 준 일은 없는지 되돌아 보자.

　오늘도 새벽 아침 공기는 상쾌하고 봉산뫼 정상은 더 웅장하고 듬직해 보인다. 까마귀는 날 보고 복 많이 받고 돈 많이 벌라고 '복복' '돈돈' 하고있다. 왠지 오늘 하루 재수가 많이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