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막읍은 여전히 원주시의 봉(鳳)인가? 고교학군이 다시 평준화된 원주시 도심에서 16km 떨어진 섬강가에 방치되고 있는 문막고등학교의 정상화와 관련하여 한 말씀 드리고자 한다.

강원도 주요학군(원주,춘천,강릉)의 평준화 도입을 공약하여 당선된 민 교육감이 공언한 "모두를 위한 교육"의 모토는 과연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대(大)를 위해 소(小)는 희생시켜도 좋다는 전제주의적 수사(修辭)는 아닌지 이 상황에서 묻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민 교육감은 문막고를 평준화 대상학교에서 배제하는 대신에 원주시민과 읍민에게 문서로 약속한 문막고 단설 이전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가, 뒤늦게 읍민들의 거센 항의에 이끌려 약속이행을 위한 로드맵을 밟고 있지만 비 민주적이고 반 지역적이며 반 교육적인 행태가 노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문막읍은 지난 20년전 농도통합(農都統合) 이후 명실상부한 부도심으로서 자족적인 도시환경을 조성하기 보다는 각종 공장시설 위주로 지역에 재배치하여 왔고, 지역의 인구 감소 추이에 편승하여 문화, 교육시설의 예산확충도 소홀히 하여 왔다.

그 결과 지난 10여년 동안 원주시 전체 인구는 약 5만명이 증가하였지만 문막읍의 활동 인구 3만5천명 대비 실제 주민등록 인구는 1만 9천명선에서 10여년째 계속 정체되고 있다. 이는 문막읍의 생활환경이 상대적으로 퇴보되었다는 반증이고 그 문제의 중심은 바로 열악한 교육환경이었다고 읍민들은 진단하고 있다.

이러한 기형적 도시형성의 중심에 바로 교육문제가 있음을 원주시도 이제는 공감하고 공동의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할 것이다. 따라서 문막고 이전사업은 이러한 구조적인 지역문제까지를 아울러 극복하는 지렛대효과를 얻어낼 수 있기 때문에 강원도교육청과 원주시청은 좀 더 체계적이고 지역적인 면밀한 관찰과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 하겠다. 서울시 강남구 도시문제의 열쇠는 바로 교육문제였다는 점을 상기해 주셨으면 좋겠다.

우선, 강원도교육청에서 일방적으로 유도하고 있는 이전부지부터 재고해 주시길 촉구한다. 무엇보다 학교부지는 향후 어떤 도시계획의 변경에도 불구하고 쾌적한 학습환경을 지속적으로 보장해 줄 수 있는 독립된 지역이어야 한다는 점에서 기 검토한 원문로와 왕건로 사이에 샌드위치된 논구렁은 매우 부적합하다는 것이 읍민들의 중론이다.

향후 도시확장과 더불어 더욱더 가중될 교통소음과 생활소음, 분진피해 그리고 경관 및 조망권등을 고려했을때 24시간 기숙해야하는 학습공간으로서는 너무나 비상식적인 결정이며 제2의 문막체육공원 사례로 전락할 가능성이 많다고 주민들은 판단하고 있다.

둘째, 강원도교육청에서 비중있게 주장하고 있는 접근성의 논리는 전혀 타당성 없는 결정요소이다. 향후 이전할 문막고는 초등학교, 중학교가 아닌 기숙형 인문고로서 제도적으로 평준화 고교보다 먼저 학생선발권이 주어지고, 농어촌자녀 특별 대입전형 제도를 이용하여 강원권은 물론 인근 경기, 충북권 및 전국을 상대로 우수학생을 유치할 비전을 우리 주민들은 모색하고 있다.

따라서 접근성 항목은 부지선정의 절대요소가 될 수 없음을 분명히 밝히며 올해 도심에서 농촌지역 면단위 지역으로 이전한 춘천여고와 원주여고의 사례는 어떤 접근성의 잣대를 적용했는지 읍민에게 설득력있게 설명되어져야 한다.

셋째, 문막고 이전은 인재양성이라는 교육 본연의 목표외에 어느 지역에 위치하느냐에 따라 지역에 끼치는 경제, 사회, 문화적 영향이 지대하다고 본다. 현 문막읍의 도시계획상 드러난 문제점들을 분석하는 가운데 향후 문막읍의 먼 미래를 다각도로 내다보고 부지를 결정하는 혜안있는 탁견의 결정체가 되길 간절히 기원한다.

지역발전을 논할 때 인재양성의 주제만큼 가슴 벅찬 일이 또 있을까? 따라서 그 논의의 시종(始終)은 우선적으로 지역과 지역민의 몫임을 강원도교육청은 바로 인식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