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맘 때 60대 할머니와 미혼모 딸이 낳은 손자가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 발생했다. 우리 주변에는 다양한 가족이 많이 살고 있지만 특히나 미혼모 가정에는 냉담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고 본다.

미혼모는 '법적으로 결혼하지 않은 상태에서 아기를 임신하여 분만한 여성'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미혼모와 관련된 현황통계가 시설에 거주하거나 시설의 지원을 받는 미혼모만을 대상으로 조사되어 왔으며 체계적으로 수집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미혼모의 정확한 수를 파악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그 이유는 정부기관이나 연구기관이 이들을 대상으로 한 자료수집에 큰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으며, 미혼모들도 자신을 드러내려 하지 않아 조사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사회에서 미혼모를 위한 사회복지는 미혼모 시설을 중심으로 제공됐다. 미혼모 시설은 사회적 편견으로부터 피신하여 출산을 하려는 여성들에게 다양한 보호서비스를 제공했다.

원주시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는 2010년부터 미혼모부자지원거점기관을 운영하고 있으며 강원도내 양육 미혼모(부)를 위해 출산, 아기 병원비, 생필품 지원, 부모교육, 문화체험, 상담 등을 통해 미혼모(부) 가정을 지원하고 있다.

최근 미혼모들은 과거와 달리 자녀 양육에 적극적 의지를 보이고 있다. 아이를 양육하고자 하는 미혼모를 양육 미혼모라고 부르며 양육 미혼모들이 시설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에서도 자녀를 키우며 살아갈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과 지역사회의 인식은 그 어느 때보다 막중하다. 미혼모가 여러 가지 고민 끝에 양육을 선택한 뒤 대개는 긍정적 반응을 보이면서 가끔 혼란을 경험한다.

미혼모는 임신 및 출산으로 신체적, 심리적 변화뿐만 아니라 학업 및 직업의 중단을 경험하고, 가족관계 및 사회의 변화, 나아가 가족과 사회로부터의 편견과 차별을 경험하면서 출산 후 사회 재적응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경험적으로 양육의 어려움은 사회의 부정적 인식과 경제적 문제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사회적 인식이 최근 많이 달라지고 있고 언론에서도 양육 미혼모를 수용하는 드라마들을 선보이고 있어서 사실 양육 미혼모들에게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육 미혼모자가 살아가기에는 사회 시선은 아직 차갑다.

원주시건강가정지원센터에 도움을 요청하는 대부분의 미혼모는 출산이 임박하거나 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때에 따라 미혼모와 아기가 생명의 위험을 겪기 때문에 지역사회의 관심이 절실하다. 미혼 임신·출산은 앞으로 줄어들기 보다는 늘어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에 대한 사회적 문화적 준비와 대응이 필요하다.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따뜻한 관심과 배려가 지역사회에서 실천할 수 있는 작은 노력들이라 본다. 이 실천들이 모여 미혼모가정의 인권과 복지에서 당당한 삶의 주체가 될 수 있는 건강한 사회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