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곡리 마을 당산굿을 펼치는 광대패 모두골.

▲ 정대호 대표

원주에서 풍류의 멋과 즐거움을 알리는 데 일익을 담당해 온 공연예술단체 광대패 모두골(대표: 정대호)이 창립 20주년을 맞았다. 오는 17일 오후5시 문막복지회관 3층에서 20주년 기념식이 열린다.

부론면 손곡리에 근거를 둔 모두골은 1993년 7월 원동에서 첫 발을 내딛었다. 당시 소금공장 지하에서 '문화기획실 모두골'이라는 간판을 걸고 출발했다. 정대호 대표 등 뜻을 같이 한 단원들이 모여 지역 곳곳에서 풍물공연, 민요, 판소리, 풍물굿 등을 보여주고 교육하는 활동을 펼쳤다.

현재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한국전통예술단 아울의 전신인 매지굿연구회 두리놀이는 1994년 모두골에서 분리됐다. 1995년 모두골은 문화기획실이란 타이틀을 놓고 광대패 모두골로 개칭하며 전환점을 맞았다.

풍류의 근원과 본질은 농촌에서 비롯됐다고 느낀 모두골은 농촌생활에 눈을 뜨게 된다. 1998년 호저면 광격리 영산마을이 농촌에서의 첫 보금자리가 됐다. 이곳에서 모두골은 호저면 정월대보름 행사를 주최하고, 하우스를 교육공간으로 활용해 주민들과 호흡했다. 하지만 비보가 날아들었다. 당시 폐가를 수리해 생활했는데, 집주인이 찾아오는 바람에 마을을 떠나야 했다.

모두골이 새로 정착한 곳이 부론면 손곡리다. 2002년 손곡리로 향한 모두골은 당시 새농촌건설운동을 준비 중인 마을에 장승 깎는 것을 도와주고 공연도 선보이는 등 정을 나누다 인연이 닿게 됐다고 한다. 이들이 머물게 된 곳은 법천리에 쓰지 않는 버섯종균 공장이었다.

모두골은 손곡리에서 화려하게 비상했다. 완벽하게 기틀을 다진 것은 지난 2004년이다. 당시 복권기금사업에 선정돼 손곡리에 '예술극장 이달의 꿈'을 만들었다. 이를 계기로 생활문화운동과 생태문화예술에 초점을 맞추고 다양한 활동을 펼칠 수 있게 됐다.

특히 마을주민들과 소통하고자 풍물교육, 영화상영 등을 시도해 주민들의 삶의 질을 끌어올렸다. 현재 마을단위 축제 중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남한강축제의 경우 모두골이 2003년부터 2007년까지 주관해온 남한강 풍류난장굿에서 격상한 것이라 자부심이 크다.

모두골은 6개월의 준비기간을 거쳐 협동조합 설립을 준비 중이다. 이름은 '풍류마을 모두골 협동조합'으로 정했다. 여러사람과 뜻을 함께할 수 있는 협동조합을 운영하면서 조합원이 만족할 수 있고 수요와 공급에 맞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한편 안정된 단체 운영을 위한 기틀을 다지는 것이 목적이다. 또한 조합을 통해 풍류기행, 심신수련, 공연예술 활동, 생명문화 교육 등을 펼칠 계획이다.

올해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지원으로 2가지 사업을 동시에 진행하는 쾌거를 이뤘다. '풍류마을 지도그리기 프로젝트-공감'이란 주제로 전국의 풍류와 문화가 있는 마을 및 단체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사업이 첫째이고, 극장운영 활성화 프로젝트가 두번째이다.

올해 2월부터 사무실 옆에 '풍류문화 사랑방'이란 공간을 만들어 이곳을 찾는 이들과 담소를 나누고, 교육·연습공간으로도 사용한다.

정대호 대표는 "예술은 인간의 삶을 윤택하게 하고 살맛나는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다"며 "지난 20년간 모두골 생활을 하면서 지역 문화 발전을 위해 열심히 뛰어왔다고 생각하며 앞으로 더욱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17일 열리는 창립 20주년 기념행사는 조촐한 기념식에 이어 단소연주, 축원무 등의 축하공연을 펼친다. 또한 풍류마을 모두골 협동조합 발기인 대회를 연다.

문막복지회관에서 저녁을 먹은 뒤 손곡리 예술극장 이달의 꿈으로 자리를 옮겨 본격적인 행사가 진행된다. 풍류난장굿과 모심굿을 선보이며, 행사장을 찾은 사람들과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방식으로 춤추고 즐기는 시간을 가질 계획이다. ▷문의: 010-5720-0830(정대호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