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의회가 도내 최초로 의원 행동강령 제정 및 업무추진비 공개를 추진한다. 그러나 원주시선거관리위원회가 원주시의회 업무추진비 사용과 관련해 공직선거법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인 가운데 추진돼 '면피용'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원주시의회는 지난 9일 국민권익위원회 이진석 서기관을 초청, 행동강령 및 업무추진비 집행에 관한 설명을 들었다.

원주시의회 사무국 관계자는 "9월 열리는 임시회에서 '지방의회의원 행동강령 조례'와 '지방의회의원 업무추진비 사용 및 공개 등에 관한 규칙'을 제정하기로 의장단에서 의견을 모았다"면서 "의원들의 이해를 돕고자 국민권익위원회에 요청해 설명을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행동강령 조례는 지방의회 비리를 근절시키고자 국민권익위에서 제정을 촉구하고 있는 것으로, 금품수수·이권개입 금지 등 15가지 행동기준을 담고 있다. ▷직무수행 중 알게 된 정보를 이용해 투자하거나 타인에게 정보를 제공해 투자를 돕는 행위 ▷직위를 이용한 부당이익 ▷금전, 부동산, 선물, 향응을 받는 행위 ▷의회 내 선거 등으로 의원 간 금품을 제공하는 행위 등을 금지하고 있다.

이 조례는 작년에도 발의됐으나 당시 의정활동을 위축시킬 우려가 있고, 행동강령 제정으로 청렴의회 이미지가 훼손될 수 있다는 이유로 무산됐었다. 현재 전국적으로도 224개 지방의회 중 24곳만 제정했으며, 도내에서는 처음으로 추진한다.

업무추진비 사용·공개 규칙은 업무추진비가 위법·부당하게 사용되거나 방만하게 낭비되는 사례를 막기 위해 국민권익위에서 표준안을 제시하고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의정활동과 무관한 개인용도 사용이 제한되며, 심야시간 등 공적인 의정활동과 관련이 적은 시간과 장소에서 사용, 친목회·동호회·시민사회단체 등에 내는 회비 사용이 제한된다.

또한 사용내역을 홈페이지에 공개하도록 의무화되며, 부당 집행 시 환수·징계 등의 제재조치를 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원주시의회는 지난 6월 열린 의회사무국 행정사무감사에서 "한 번에 100만원 이상 업무추진비를 결제할 수 없는데, 초과한 사례가 있고, 증빙서류가 제대로 기재되지 않는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고, 원주시선관위에서 이에 관해 조사 중이다.

한편 원주시의회는 올해부터 국민권익위로부터 청렴도 평가를 받으며, 행동강령과 업무추진비 사용·공개 규칙 제정 여부가 평가에 반영된다. 국민권익위의 청렴도 평가대상은 광역의회 및 인구 50만 이상 기초의회이지만 인구 50만 이상의 기초의회가 없으면 인구가 가장 많은 지방의회를 포함시키기로 해 원주시의회도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