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6월 19일 열린 '정부 3.0 비전' 선포식에서 국민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정보나 대규모 사업정보, 국가·지방재정 정보 등 국민이 원하는 정보의 사전공개를 대폭 확대해 공급자 위주에서 국민중심의 정보공개 운영 패러다임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방 공공기관에서는 박 대통령의 정부 운영 철학을 무색하게 할 정도로 정부 3.0 운영방침을 지키고 있지 않고 있다. 본지는 지난 6월 중부지방국세청에 종합소득세 과세표준에 따른 원주시민 인원 수를 정보공개로 청구했다. 소득수준에 따른 인구 수를 확인해 지역 내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파악하고, 이에 대한 정책제안을 하기 위해서였다.

중부지방국세청은 정보공개청구 민원을 원주세무서에 배당했는데 원주세무서는 비공개 결정과 이의신청 각하 결정을 내렸다. 해당 정보를 원주세무서에서 별도로 보유·관리하고 있지 않다는 것.

원주세무서 관계자는 "국세청에서 데이터를 추출해 정보를 생산해야 하는 것이므로 원주세무서에서는 불가능하며 현재 보유·관리하고 있는 정보를 대상으로 공개하는 운영지침에 어긋난다"고 밝혔다.

하지만 본지가 정보공개를 청구한 기관은 원주세무서가 아니라 국세청이어서 데이터가 없다는 관계자의 답변은 논리가 맞지 않았다. 또한 원주세무서는 본지에 세무서 관할의 원주, 횡성, 평창군 일부의 소득수준에 따른 인구 수를 제공했는데 관할지역 전체의 정보는 공개할 수 있고 원주 정보만 따로 공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원주교육지원청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5월 국회에서 통과된 청소년 보호법은 각종 유해환경으로부터 청소년의 보호·구제를 목적으로 제정된 법률로 9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이에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청소년 보호법을 위반한 학생 수를 정보공개 청구했으나 원주교육지원청은 "해당 자료를 찾기 어렵고 담당자에게 물어보니 그런 자료는 없다"고 전화로 통보했다.

여기까지는 문제가 없었지만 원주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이러한 정보공개 청구가 몇 개의 서식을 거쳐서 일어나는 일인데 이 업무들을 처리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민원에 시달리는지 모른다"며 "신문고에 올라온 민원들을 처리하고 있는데 쓸 내용도 없는 민원이 자꾸 올라와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말했다.

원주교육지원청은 본지에 정보공개청구 취하를 요청, 정부 3.0 운영원칙을 무색하게 만든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