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관변단체를 향한 세간의 시선은 그리 곱지않다. 공익성을 추구하지만 보조금 지급 논란부터 여론몰이용 인원 동원까지 부정적인 이미지가 먼저 연상되기 때문이다. 한국자유총연맹 동부권분회(회장: 강인식, 이하 동부권분회)는 명칭만 놓고 보면 분명 관변단체다. 하지만 이 단체의 활동을 지켜보는 이들은 고개를 갸웃거리기 마련이다. 동부권분회가 어지간한 봉사단체들보다 더 많은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봉사단체로 알고있는 사람들이 더 많다.

동부권분회가 창립한 것은 2010년 3월. 9개 분회가 있는 원주에서는 문막과 단구동에 이어 세번째로 탄생한 조직이다. 처음에는 강인식 회장을 중심으로 반곡관설동 주민들이 중심이 됐지만 지금은 인근 봉산동과 행구동은 물론, 단구동, 우산동, 무실동, 판부면, 신림면에도 회원이 있다. 현재 30대부터 70대까지 37명의 회원이 몸담고 있으며 이중 20여명은 행사 때마다 빠지지 않고 참여하는 '열성파'로 분류된다.

동부권분회가 3년5개월 남짓한 기간동안 펼친 봉사활동은 왠만한 봉사단체 이상이다. 현충일, 광복절 등 국경일을 전후해 펼치는 나라사랑운동을 통해 지금까지 태극기 1천900개를 보급했으며 다문화가정 친정보내기사업을 통해서는 작년과 올해 중국과 필리핀 주부의 친정나들이를 지원했다. 매달 2회에 걸쳐 야간순찰활동을 하고 졸업식장 뒷풀이 정리에 나서는 등 청소년 안전지킴이를 자처하고 있기도 하다.

매달 1회 실시하는 이미용봉사는 미용실을 운영하는 회원과 과거 미용경력이 있는 회원이 중심이 돼 경로당과 독거노인, 특수학교 등을 찾아간다. 한달에 한번 월례회의 때는 회의에 앞서 전 회원이 동부교부터 대평교까지 원주천 정화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마을 분위기를 바꾼 섭재마을 입구 벽화와 북원로 화단정비도 이들의 솜씨다. 국제걷기대회를 비롯한 다양한 지역행사의 자원봉사와 농촌일손돕기, 지구대 및 썰매장 위문, 사랑의 헌혈운동 등 비정기적인 활동까지 포함하면 열거하기조차 어렵다. 지난해에는 이런 활동의 결과로 우수단체로 선정돼 시장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이들의 활동이 빛나는 것은 이 많은 활동을 회원들이 직접 폐품을 수집해 판 수익금으로 펼치고 있다는 점이다. 회원들은 한 주도 거르지 않고 매주 봉사활동을 펼치면서 평소에는 봉사를 하기 위해 개별적으로 폐지와 고철을 수집한다. 처음에는 '살만한데 왜 그런 것을 모으느냐?'고 의아해 하던 이웃들도 이제는 든든한 조력자가 됐다. 숙박업소와 노래방 등에서는 빈 캔을 따로 모아두고, 제조업체에서는 제품을 만들고 남은 폐지가 생기면 가져가라고 먼저 연락이 온다.

강인식 회장은 "동부권분회를 만들 때부터 뜻있는 일, 주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었다"며 "한 주도 거르지 않고 이어지는 봉사활동에 지칠법도 하지만 늘 밝은 웃음으로 함께 해주는 회원들이 너무 자랑스럽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앞으로는 지속적인 봉사활동과 함께 청소년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줄 수 있는 교육활동을 확대할 계획이다. 강 회장은 "여건이 여의치 않아 실행에 옮기지 못했지만 우리의 미래인 청소년들에게 역사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며 "현장견학과 강연 등을 통해 우리의 역사를 제대로 알려주고 인식시킨다면 그들이 성인이 됐을 때 우리의 국민성이 한층 강화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지난 한해 동부권분회 회원들이 수집한 폐품은 폐지 1만5천366㎏, 고철 2천534㎏, 헌옷 972㎏, 폐비닐 1천499㎏에 이른다. 이들의 열성이 어느정도인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폐품 수집에 들인 노력과 모은 양에 비해서는 적은 돈이지만 매년 500만~600만원 모인 수익금은 오늘도 또 다른 누구에게 천금같은 의미가 되고 있다.
　
　◇회원명단
▷회장: 강인식 ▷고문: 김영준 전병선 최종수 ▷부회장: 박종대 박순영 ▷사무국장: 김광열 ▷의전국장: 최재호▷청년회장: 이운식 ▷여성회장: 윤순자 ▷총무: 최순복 ▷감사: 정관순 심미영 ▷회원: 이맹호 최영희 조순희 김수복 조건모 박영희 김산옥 박향미 박명한 유영재 문상철 김정님 박선자 원정숙 박순희 심석순 원동석 김봉녀 전영선 홍경희 김숙연 김경자 이계화 권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