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활동? 지금 내 형편에 무슨 문화예술은…. 차라리 현금으로 줘.' '카드한도가 1년에 5만원 밖에 안해요? 너무 적어요. 금액 좀 늘려주세요.' 며칠 전 한 사회복지시설에 문화이용권 사업을 홍보했을 때 들었던 말이다.

흔히 문화활동이라고 하면, 삶이 여유롭고 경제적으로 풍족한 뒤에 해야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정작 문화예술활동이 필요한 저소득층에게는 쉽게 참여를 얻기 어렵다. 하지만 영화 한 편, 공연 한 번, 박물관 관람 한 번으로 추억거리가 생겨 하루가 행복하고 일주일이 살 만하다는 후기들을 볼 때면 문화예술활동은 누구나 특히 저소득층에게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문화복지전문인력은 강원도와 강원문화재단이 올해 처음으로 5월부터 문화소외계층의 문화향유 기회 제고 및 문화바우처(현 문화이용권)사업 활성화 등을 위해 배치한 전문인력이다. 현재 태백과 속초, 양양을 제외한 도내 15개 시·군청 문화예술과 또는 문화재단에 배치되어 5월부터 활동하고 있다.

문화복지전문인력의 업무는 크게 저소득층(기초생활수급자·차상위 계층)을 대상으로 공연, 영화, 도서, 음반 등 구입이 가능한 5만원 한도의 문화카드 발급을 독려하는 것과 지역 내 자발적 문화소비가 어려운 분들을 대상으로 문화예술 체험을 돕는 기획사업을 연계하는 일이다.

특히 기획사업은 대상자를 공연장으로 직접 모셔오는 '문화나눔 행복가득', 외부 출입이 어려운 대상자에겐 재능기부자를 연계하여 제공하는 '문화나침반', 도내 박물관, 천문대, 유적지를 체험하는 '박물관나들이' 등 대상자의 연령 및 특성에 맞춰 맞춤문화예술활동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그러나 아직 많은 사람들이 모르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저소득층이 많은 사회복지기관·시설은 비용은 적으면서 만족도는 높은 알찬 프로그램을 원하지만 문화복지사업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 문화복지전문인력인 나 역시 문화소비 욕구가 있는 대상자들에게 그들이 원하는 곳에 기획사업이 이루어져 많은 문화소외계층이 문화예술활동을 경험했으면 한다.

얼마전 백운아트홀에서 열린 '남진 리사이틀'과 '웃찾사 원주공연'에서도 원주시 9개 사회복지 시설 430명이 무료로 공연을 보고 간식을 받았다. 원주 외에 춘천, 강릉 등 관외로 이동해야할 경우에는 차량과 식사 지원이 가능하다.

내 바람은 문화복지전문인력이라는 문화복지활동가가 사라지는 것이다. 그래서 모든 사람들이 문화의 작지만 큰 힘을 깨닫고, 자발적으로 활동해 문화복지를 연계해주는 사람이 생기지 않는 것이다. 지금 내 직업이 없어진다는 것이 어찌보면 섭섭하지만 자발적으로 문화소비를 하는 사회. 문화로 하나 되는 삶! 그것이야 말로 당장은 힘들겠지만 멀리 보면 여유를 갖고 즐거움을 찾는 삶이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