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는 나의 삶이 있게 해 주신 분이다. 나에게 육체를 주셨고 온전히 성장하도록 길러주신 분이다. 그러므로 율곡은 "낳고 길러주신 부모님의 은혜는 하늘과 같이 끝이 없다"고 했다.

부모는 언제나 우리가 잘 되기를 바라고, 자식을 위해서라면 몸을 아끼지 않으셨다. 우리가 어떠한 상황에 처하더라도 따뜻한 사랑으로 끊임없이 베풀어 주신 분이다. 대가를 바라는 사랑이 아니라 조건도 없고 끝도 없는 사랑을 주신 분이다. 이러한 부모의 사랑을'자애(慈愛)'라고 한다.

그러나 부모의 사랑은 물이나 공기와 같아서 우리는 부모님의 말씀이 모두 나를 위한 하늘같은 사랑이라는 것을 잊고 종종 부모를 원망할 때가 있다. 율곡은 '성학집요'에서 "낳고 길러주신 노고를 생각하지 못하고 한때의 은혜가 적은 것을 원망한다"고 하였다.

청소년기에 이런 잘못된 생각을 갖는 일들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인 것 같다. 불만을 갖기 전 부모의 사랑과 은혜에 대해 조금은 생각하고 이해하는 마음 자세를 갖고 있어야 나중에 후회가 적다는 것을 청소년 때는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성장해서야 알게 된다.

공자는 논어에서 "효는 올바른 삶의 정신인 인(仁 )을 행하는 근본이므로 반드시 효를 실천해야 한다"하였고, 조선 중기에 선비인 정철은 강원도관찰사로 있을 때 백성을 가르치기 위해 지은 '훈민가' 16수 중에 "어버이 살아 신 제 섬기기 다하여라. 지나간 후면 애달프다 어이 하리 평생에 고쳐 못할 일 이 뿐인가 하노라"하여 효는 사람으로서의 행해야 할 근본임을 강조하고 생전에 정성들여 실천할 것을 당부했다.

효도에 관하여는 동·서양이 다르지 않다. 소크라테스는 "부모를 섬길 줄 모르는 사람과는 벗하지 말라. 그는 인간의 첫 걸음을 벗어났기 때문이다."라고 극단적인 명언을 남긴다.

'효'하면 까마귀를 떠오르게 한다. 까마귀는 검고 듣기 싫은 소리를 내는 새에 불과하지만 어려서는 어미로부터 먹이를 얻어먹고 자라지만 성장해서는 늙은 어미와 살면서 어미에게 먹이를 물어다 주며 효성을 다 한다고 하여 '반포지효(反哺之孝)'란 말이 생겼다. 그래서 부모를 모르는 사람을 우리는 까마귀만도 못한 사람이라고 한다.

부모에게 효도를 해야 한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막상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당황하는 경우가 많다. 효도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내가 해야 할 일을 열심히 하고, 부모님을 공경하는 마음으로 대하며, 편안하게 해 드리고, 힘들어 하실 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려는 마음가짐을실천하는 것이 바로 효도이다.

현대사회는 첨단과학과 정보통신의 발달로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는 반면 윤리도덕은 퇴락할 대로 퇴락하고 있다. 이러한 급박한 사회에 쫒기다시피 살아가야 하는 우리들은 자식의 도리를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지나쳐 버리기 일쑤다. 어렵고 힘들 때 일수록 부모님을 이해하는 마음과 작은 효의 실천은 부모님에게는 소중한 힘이 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제 휴가철이 다가온다. 복잡한 사회생활의 피로를 잠시라도 잊기 위해 자식들과 함께 휴가를 떠난다. 그러나 휴가를 떠나기 전에 꼭 부모님께 소홀하지는 않았나 생각해 봤으면 한다. 작은 효의 실천이야 말로 행복한 내 가정을 만들고, 정감 있는 이웃과 사회를 만들고, 우리 민족의 전통문화와 윤리도덕이 되살아나게 하는 근원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