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이란 저작물(著作物)에 대한 저자(著者) 혹은 대리인의 권리로 정리되고 있다. 한국은 1987년에 UCC에 가입해 1987년 10월 이후에 출간된 모든 해외서적에 대해 저작권을 보호하고 있다.

현행 저작권법상 광의의 저작권은 저작물을 창작한 저작자에게 저작권법이 인정하는 독점적·배타적인 권리를 의미하며, 크게 저작인격권과 저작재산권으로 구분된다. 법적으로는 제작자가 사망한지 50년이 지나면 저작권이 소멸이 된다. 이법은 2013년 7월 1일부로 50년에서 70년으로 연장 시행된다.

문화예술 중 저작권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민감한 분야가 음악(악보, 음원, 사진, 영상, 연주자, 편곡자 등)이 아닐까 생각한다. 음악계에서 오랜 시간 활동한 나로서는 요즘 부쩍 저작권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접하게 된다.

10년 전 유학시절 때도 '유럽에서는 악보를 복사해서 사용하면 안 된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실감하지 못했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한국에서도 저작권과 관련, 부쩍 심상치 않은 일들이 발생 하고 있다. 합창대회, 관악경연대회 등 단체가 모이는 크고 작은 대회에서 복사본 사용으로 벌금을 내는 등 저작권에 관한 일들이 적지 않다. 이 때문인지 공연의 일정을 알리기 이전에 어떠한 공연을 하는지 내용 홍보를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포스터에 곡명을 쓰지 않는 일들이 종종 벌어지고 있다.

단체에서 공연하는 연주곡들은 구입해서 사용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만은 않은 일인 것임에 틀림없다. 반면 이제는 정착단계라 자연스럽게 공연을 위해 정당하게 구입해서 쓰는 것도 볼 수 있다. 내가 속해 있는 연주단체에서도 언제부터인가 조금씩 원본을 구입해서 사용하는 실정이다.

허나 악보구입 비용은 여전히 부담 가는 일 중 하나다. 클래식음악은 저작자가 죽은지 50년이 지나면 저작권 자체는 소멸돼도(예: 모차르트, 베토벤) 다양한 편곡자(출판사)와 연주자, 지휘자, 음반, 제작자가 등에 의해 새로운 권리들이 자주 생겨나는 장르이기도 하다. 예전에는 지인들과 서로 교류하면서 부탁하고 받아서 사용하는 일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다보니 단체는 다르지만 연주하는 곡들이 비슷하거나 매번 같은 곡들을 연주하기도 했다.

악보를 복사해 사용하는 제일 큰 이유는 악보가격이 비싼 것과 습관이 정착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보조나 후원을 받아서 진행하는 공연 특성상 악보구입비는 자산취득이란 이유로 자부담 처리를 해야 한다는 부담도 작용한다.

보통 사람들은 '악보가 비싸면 얼마나 비싸겠느냐'는 생각을 할 수 있다. 몇 해 전 서울시향이 정기연주회에서 연주한 스트라빈스키의 '불새'는 1회 연주를 위해 96만6천원과 배송료(왕복) 32만원을 합쳐 총 128만6천원을 지불했다고 한다.

요즘 많은 단체들이 연주하는 말러교향곡 2번(유니버셜 에디션)은 합창악보와 함께 약 293만6천원을 지불했다고 한다. 이렇듯 악보 구입비는 일반인들의 상상 이상이다. 일반 단체에서 매 공연 때마다 악보를 구입해 연주하기란 현실적으로 쉬운 일이 아니다. 회원들의 회비로 운영하는 아마추어 공연단체는 더욱 어렵다.

문화예술 발전과 예술가들의 권리 보호를 위해서는 필요한 일임에는 틀림없다. 예술인들과 단체들은 이제부터라도 이런 부분들을 인지하고 악보를 구입해서 사용하는 습관을 들여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