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이 증가하면서 정부가 제2금융권 제재를 강화하고 불경기로 인한 대출이 줄자 서민대출이 사채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5월 "2012년 이후 비은행 금융기관의 가계신용대출 증가율이 둔화되고 있는데 이로 인해 저소득·저신용 취약계층의 생계형 자금수요가 고금리 대부업으로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새마을금고, 신협, 지역농협 등 비은행 금융기관들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는 추세여서 가계신용대출이 둔화되고 있다는 것. 한국은행 강원본부에 따르면 원주 비은행 금융기관 총여신은 2012년 1월 1조9천519억원에서 6월 2조287억원, 12월 2조1천110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하다 올해 1월 2조1천55억원, 2월 2조639억원, 3월 2조593억원으로 감소 추세이다.

도내 타 지역과 달리 지난해 원주는 부동산 경기가 활발해 가계대출이 증가했다. 하지만 부동산 열기가 가라앉자 가계대출 규모가 줄었고, 제2금융권 대출도 감소했다는 것.

A농협 관계자는 "경기가 살아나야 고객들이 대출을 받을 텐데 지금은 그런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며 "예금을 100으로 보면 80 정도는 해야 안정된 예대수익이 발생하는데 우리 은행의 경우 65% 수준"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은 불경기로 인해 안전 대출이 아닌 이상 대출이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해 지역농협 연체율이 2% 선을 밑돌았던 것에 비해 올해 3% 안팎으로 늘면서 이러한 현상이 짙어졌다. 대신 비교적 검증된 타 금융기관 대출을 끌어들이는 대환대출 경쟁에 집중하고 있다.

새마을금고나 신협도 가계대출을 줄이고 있다. 지난 4월 새마을금고 중앙회는 전 새마을금고에 예수금 증가, 비회원 및 권역외 대출, 회사채, 고정이하 여신 등 총 5개 항목에서 7~20% 이하의 제한선을 그었다. 필요이상으로 대출을 늘릴 경우 중점관리 대상으로 감독하겠다는 것.

B새마을금고 관계자는 "중앙회 지침으로 서민 대출에 제동이 걸렸다"며 "건전성 확보 차원으로 중앙회나 금융감독 기관 압력이 심하다"고 말했다. C신협 관계자는 "저금리 시대에 자금을 운영할 곳이 마땅치 않아 예금 유치를 덜 받고 있다"며 "이 때문에 대출도 줄었다"고 말했다.

서민금융기관들이 대출규모를 제한하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진 건 담보여력이 없는 서민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