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독나방과에 속하는 매미나방 성충이 급증하면서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혐오감을 줄 뿐만 아니라 피부병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사진은 단계동 모 상가 벽에 붙어 있는 매미나방.

독나방과에 속하는 매미나방 성충이 최근 원주 도심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다.(관련사진 3면) 매미나방은 유충시기에 아파트 근처 숲이나 가로수에 수십 마리씩 떼를 지어 수목의 잎을 갉아먹고 성장하며, 암컷 1마리당 500개 정도의 알을 부화한다. 사람에게 혐오감과 피부병을 유발하는 해충이다.

특히 과수나무 잎을 갉아먹어 농민들로부터 원성이 높다. 매미나방 유충은 5월쯤 알에서 깨어나 애벌레(원주는 평균 7월)가 되는데 봄추위가 지속됐던 올해 개체 수가 급증했다. 기온이상으로 온도가 높아지면서 생체리듬이 깨진 유충들이 지난주 부화해 대거 도심으로 날아든 것.

3~4cm 크기의 매미나방은 밤이 되면 불빛을 향해 날아들고 날이 밝으면 건물 벽 등 어두운 곳으로 숨는 특성이 있다. 단계동 상점주 K 씨는 "단계동은 여름이 성수기인데 나방 때문에 손님이 줄어 매출에 큰 타격을 입고 있다"며 "아침에는 나방을 쓸어 담는 일이 일과가 됐다"고 하소연했다.

관내에 발생된 해충들은 보통 몇 년에 한 번씩 주기성을 가지고 나타나는데 2012년 흰불나방, 2011년 모시나방, 2010년 꽃매미 등 여름철만 되면 해충에 의한 피해를 입고 있다. 수목관련 한 전문가는 "기후변화에 의한 피해는 완전히 막을 수 없지만 지자체의 방역체계에 따라 개체수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매년 해충이 발생되고 있지만 원주시 방역 체계는 미약한 수준이다. 매미나방으로 인한 민원이 속출하자 원주시는 방제차, 산불진화차 등을 총 동원해 방역에 나서고 있지만 매미나방이 이미 부화한 터라 효과가 미미하다.

방역에 동원되는 인원도 9명에 불과하고 방역차량의 특성상 수목지역은 접근조차 못한다. 또한 방역에 사용되는 살충제는 저독성 '스포네트'로 유동인구가 많고 상가가 밀집된 지역은 사실상 살포할 수 없다.

일반해충방제 예산도 8천900여만원으로 병해충 발생시기에만 사용될 뿐 유충 조기박멸에 대한 예산은 없다. 그렇다보니 민원이 들어오면 대행업체 12곳을 통해 연무소독과 연막을 병행하고 있지만 보건소에서 사용하는 약품은 파리와 모기 유충에 대한 약품으로 사실상 매미나방을 죽일 순 없다.

일산동 주민 김모 씨는 "매년 원주에서 해충피해가 발생하는데 에프킬라를 뿌려도 죽지 않는다"며 "해충 피해 예방을 위한 조기 방역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