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매립장 주민감시요원들이 본연의 임무는 하지 않고 수당만 챙겨온 것으로 드러났다.

원주경찰서 조사결과 주민감시요원 A 씨는 작년 10월 19일부터 24일까지 필리핀 여행을 다녀왔지만 이 기간 중 주민감시요원으로 근무한 것처럼 근무일지, 근무상황카드를 작성해 수당을 편취했다. 이러한 수법으로 올해 2월까지 110일간 해외여행을 갔다왔지만 같은 기간 원주시로부터 3천50만원의 수당을 받았다.

주민감시요원 B 씨는 2009년 155일간 질병치료 등으로 병원에 입원했지만 출근한 것처럼 근무일지 등을 작성해 1천657만원을 편취했다. 2008년 1월부터 올해 2월까지 근무한 주민감시요원 6명이 원주시로부터 부정 수급받은 수당은 모두 1억4천만원이었다.

이는 원주시의 관리가 허술했기 때문이었다. 원주시는 1995년 흥업면 사제리에 쓰레기매립장을 설치하면서 주변지역 지원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지역주민 6명을 주민감시요원으로 위촉하고 1일 6만2천190원씩 수당을 지급했다.

하지만 이들의 일일 출결사항과 근무활동 내용을 관리·감독해야 할 공무원들은 근무상황카드를 사무실에 보관하고 월말에 주민감시요원에게 출근카드를 줘 한꺼번에 출근한 것처럼 일괄 싸인토록 한 것으로 드러났다. 매일 결재를 한 것처럼 한 뒤 허위 공문서를 작성해 수당을 지급한 것.

원주경찰서 관계자는 "쓰레기매립장을 설치한 이후 지역주민들의 집단민원 발생요지가 잠재돼 있다는 이유로 같은 사람을 계속 위촉해 공무원들과 유착관계가 발생했다"며 "주민감시요원들의 요구로 연중 구정과 추석을 제외한 363일을 근무한 것으로 돼 있지만 공무원 누구도 제지하지 않았고 18년간 회계 감사에서도 문제삼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관련 공무원 C 씨는 "원주시 매립장 용량이 꽉 차 1995년 원주군에 매립하는 과정에서 갈등이 발생했고, 이로 인해 주민들 권력이 커졌다"며 "당시 부시장이 주민들에게 얻어맞을 정도로 주민들 입김이 셌는데, 일개 공무원이 어떻게 바로잡을 수 있었겠냐"고 해명했다.

원주경찰서는 주민감시요원 6명과 관련 공무원 등 11명을 불구속 입건했으며 매립장 내 생활쓰레기 이외 건설폐기물, 특정폐기물 등이 반입됐는지 여부를 추가 조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