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산업이란 주조, 금형, 소성가공, 용접, 표면처리, 열처리 등 '공정기술'을 활용해 사업을 영위하는 업종을 말한다. 타 시도와 달리 원주에는 뿌리산업체가 전무한 실정이다. 대표산업인 의료기기와 자동차부품산업은 완제품 위주의 가공조립형 제조업이기 때문. 특히 금형이나 도금과 관련해서는 수도권에서 모든 부분을 처리해야 한다.

자동차산업의 경우 차량 1대 생산 시 뿌리산업 관련 비중이 부품 수 기준으로 90%, 무게 기준으로 86%나 차지하고 있지만 서울이나 인천까지 운송하는 물류비, 금형제작 및 도금처리 과정에서의 시간 지체비용 등이 발생해 원주 기업들이 경쟁력을 높이는데 걸림돌이 됐다.

강원발전연구원 주최로 지난 22일 첨단의료기기벤처센터 열린 강원포럼에서 원주 기업들은 뿌리산업 부재로 기업 경쟁력 제고에 어려움을 호소했다. 덴탈임플란트 제조회사 신흥엠에스티 이준식 대표는 "2009년 인천에서 원주로 이전했는데 뿌리산업기반이 취약해 금형 등을 수도권에서 처리하고 있다"며 "인천에 있을 때보다 15~20% 임금을 더 줘도 연구원 확보가 어렵다"고 말했다.

수술용 개창기구 제조판매회사인 유원메디텍 신영수 대표도 "뿌리산업과 관련해 원주에서 처리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며 "수도권 내지는 더 멀리 가서 처리해야 돼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이러한 애로사항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생겼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강원권본부는 올 연말까지 강원도에 뿌리산업진흥센터 거점도시를 선정할 예정이다. 뿌리산업에 대한 인프라를 지원하는 기관으로 연간 40억원씩 4년간 총 160억원의 국비가 지원되며 뿌리기업 정착을 돕고 기존 기업들이 뿌리기술을 활용해 산업활성화를 일으킬 수 있도록 지원한다. 현재 원주와 강릉이 거론되고 있으며 내부적으로는 산업체가 많은 원주에 더 많은 점수를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김경훈 선임연구원은 "원주에 뿌리산업진흥센터가 들어오게 되면 뿌리산업 인프라 구축지원은 물론 연구인력 지원까지 가능하다"며 "뿌리산업 관련 박사인력이 원주의 기업체가 추진하는 개별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고 장비 지원도 가능해 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