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주시슈퍼마켓협동조합 이사장인 피존마트 이병호 대표는 POS시스템을 활용해 가게 매출을 늘렸다.

중소기업청은 지난 2010년부터 나들가게를 육성했다. 작년까지 전국에 1만여개가 생겼으며, 원주에도 작년까지 112개가 생겼다. 500만원 한도에서 간판과 매대, 매출시스템 구축 등을 지원해 동네슈퍼들이 SSM이나 대기업 편의점과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도록 도움을 주었다.

이같은 지원에도 불구하고 나들가게 지원을 통한 소상공인 경쟁력 강화 시도는 빛을 발하지 못했다. 올해 초 원주시슈퍼마켓협동조합이 관내 250여개 슈퍼마켓의 경영상태를 조사한 결과 123개 슈퍼마켓은 문을 닫을 정도로 열악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나머지 업체들도 대부분 적자를 면하는 수준이었다.

나들가게도 마찬가지였다. 원주시소상공인지원센터 심국현 상담사는 "중기청에서 전국 소상공인지원센터 상담사 워크숍에 참석해 나들가게 지원 사업을 계속 할 지 물어본 적이 있을 정도로 나들가게 사업이 지지부진하다"며 "대형유통업체 진출, 경기 불황 등으로 나들가게가 점점 없어지고 있으며 성공사례도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

하지만 몇몇 업체는 경쟁 속에서도 매출신장을 이루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원흥마트·피존마트 생존사례

단구동 원흥마트(대표: 이만기)는 대기업 유통업체와의 근거리 경쟁에서 살아남았다. 작년 5월 인근에 식자재전문매장 베스트코와 홈플러스가 입점하자 하루 매출이 200만원에서 100만원 이하로 떨어졌다.

"대형마트가 들어오는 바람에 큰 위기를 맞았다"는 원흥마트 관계자는 "힘들어도 진열상품 수를 줄이지 않고 유지했는데 올해 봄부터 예전 매출을 회복했다"고 말했다.

원흥마트가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다각화 전략과 거래처와의 상생적인 관계 형성 때문. 정육코너를 운영하며 소비자 선택 폭을 늘리는데 힘썼다. 또한 인근 대형유통업체가 할인전략을 펴자 평소 거래하던 대리점에 도움을 요청, 낮은 가격에 물품을 공급받을 수 있도록 했다.

원흥마트 관계자는 "사장님이 예전에 대리점 영업사원을 해서 거래처와 관계가 돈독했다"며 "어려울 때 할인행사를 진행하며 대형마트와의 가격경쟁에서 밀리지 않았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단골고객에 대한 배려와 거래처 관계를 개선하면 대기업과의 경쟁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명륜동 피존마트(대표: 이병호)는 나들가게 전환 당시 과감한 투자로 성공했다. 13년 전 슈퍼마켓을 연 이후 경영난을 겪다 3년 전 나들가게를 신청해 500만원을 지원받았다.

매대와 간판을 지원받는 김에 3천만원을 투자해 슈퍼 내·외부 인테리어를 개선했고,이후 매출이 신장돼 월 7천만원 정도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현재 원주시슈퍼마켓협동조합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병호 씨는 "나들가게가 안되는 이유 중 하나는 상점주들의 의지가 약하기 때문"이라며 "진열대에 먼지가 수북하거나 오래된 상품을 진열하면 경쟁에서 밀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피존마트는 중기청에서 지원한 POS(point of sales system 판매시점정보관리)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POS시스템을 활용하면 손님이 자주 찾는 물건과 실시간 매출상황을 알 수 있고, 시중평균가를 파악할 수 있어 소비자 기호정보나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또한 공동구매로 낮은 가격에 물품을 구입할 수 있다. 이 씨는 "시스템을 보완할 부분도 있지만 잘 활용하면 단골을 만들거나 판촉활동을 벌이는데 유용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