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날씨의 변덕스러움이 잦아들던 지난 1일, 원주시의회 관광특별위원들과 순천시의회 의원들과의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찾은 순천은 온통 꽃길이었다. '201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개최 중이니 당연하지 싶으면서도 반갑다.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은 순천시 풍덕동·오천동 일원, 순천만에 이르는 111만㎥의 면적 위에 마련돼 있다. 정원박람회장에 조성된 정원은 모두 83개. 전 세계 23개 나라가 참여했다.

4월 20일부터 10월 20일까지 세 계절에 걸쳐 관람의 문을 연다. 순천시는 인구 27만에 시의원이 24명이다. 순천만 일원에서 펼쳐지는 박람회장 조성에 1천64억원, 주변 연관산업에 1천95억원, 운영비 296억원 등 총 2천455억원의 엄청난 예산이 투입되었지만 90% 정도가 지방비로 추진된 사업이다.

정원박람회장을 동서로 나누고 있는 동천(東川)을 건너니 순천만국제습지센터가 보이고, '빛의 서문'이 나온다. '빛의 서문'을 들어서는 길은 독특한 지면의 굴곡과 양옆에 늘어선 돌벽이 지나는 사람을 지하에서 지상으로 유인하는 듯하다. 순천만국제습지센터 앞쪽에는 유유자적한 풍경의 습지가 펼쳐진다. 잔잔한 호수, 야생 조류들이 햇볕 아래 졸고 있는 풍경에 잊고 있던 여유로움이 솟아난다.

순천만국제습지센터와 습지 남쪽으로 배치된 수목원은 동천 건너편 주 박람회장과 비교할 때 담백한 분위기에 우리 정원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된다. 이곳에는 남쪽으로 약 5㎞ 떨어져 있는 순천만으로 운행하는 소형경전철(PRT) 센터가 위치해 있지만 현재는 PRT 대신 순환버스가 운행하고 있어 의문점이 생겼다. 동서 행사장을 연결하는 것은 길이 175m의 '꿈의 다리'다.

폐컨테이너를 활용해 만든 '다리 미술관'으로 내부에는 어린이 그림이 전시돼 있다. 나는 어떤 꿈을 꾸고 있는 것일까? 동쪽 주 박람회장 세계 정원에서는 잠시 여행 기분을 맛볼 수 있다. 빌라 분위기의 이탈리아 정원, 절도가 느껴지는 독일 정원, 거대한 풍차의 네덜란드 정원에서 유럽을 보고, 사원 정원에서 잠시 동남아를 맛본 뒤 안데스아마존 정원에서는 중남미의 향수를 느낄 수 있다.

한참을 돌다보니 배가 고프다. 넉넉한 인심과 걸게 차려 내오는 남도 밥상으로, 생각만으로도 군침이 도는 짱뚱어탕 등 순천 명물로 주린 배를 채웠다.

돌아오는 버스 속에서 무리하게 추진한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의 문제점이 보인다. 총사업비 2천455억원에 매년 운영비 30억∼50억이 필요하다고 한다. 이번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는 끝나도 철거하거나 리모델링 하는 일 없이 10년, 100년이 지나면 더욱 풍성해지는 식물과 수목의 특성을 고려해 볼 때 사후활용이 가능하지만, '순천시 재정으로 감당할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 원주시는 이러한 무리한 사업이 없기를 기대하면서 이번 관광특별위원회 현장 답습 일정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