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작은 글씨가 잘 안 보인다. 희미해서 가까이 하면 더 안 보이고 멀리 하면 그나마 보인다. 혹시 보안경이 필요한 거 아닌가 해서 안경점에 들르니 안경사 노안(老眼)이란다. "헐~ 제가요? 아니 왜?"

40년 넘게 사용하면 고장이 나는 게 당연하다네요. 묘하게 기분이 안좋고 짜증이 찾아오네요. 이때 핸드폰이 부응 하고 운다. 뭔가 하고 봤더니 지인으로부터 카카오톡이 와 있다. 평소 연락도 없더니 무슨 일인지 궁금해서 열어보니 중년의 꿈이란 동영상이다.

'야한 동영상 아니야?' 하고 꾹 눌러보니 「중년의 삶」이란 제목과 시골 풍경을 배경으로 3분 동안 글들이 넘어간다. 뭐지 하고 다시 누르니 진한 여운이 전해온다.

　친구여!
　나이가 들면 설치지 말고
　미운소리, 우는소리, 헐뜯는 소리, 그리고 군소리 불평일랑 하지마소.
　알고도 모르는 척, 모르면서도 적당히 아는척 어수록하소.
　그렇게 사는 것이 평안하다오.
　- 중략 -
　그대는 뜨는 해 나는 지는 해.
　그런 마음으로 지내시구요.
　나의 자손 나의 손자 그리고 이웃 누구에게든지
　좋게 뵈는 마음씨.
　좋은 이로 남으시구려.
　
　멍청하면 안되오.
　아프면 안되오.
　그러면 괄시를 한다오.
　아무쪼록 오래 오래 살으시구려.
　- 돌아가신 법정스님의 말씀이다.

그렇다. 새로운 눈으로 중년의 꿈을 이루자. 노안(老眼) 아닌 혜안(慧眼)으로 감사하며 살자! 즐기면서 살자! 도전하며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