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1

아침 6시30분 유진이는 알람소리에 눈을 뜬다. 딱 십분만 더 잘 수 있다면…. 그러나 침대에서 더 밍기적 거리다가는 딱 한 대 있는 통학버스를 놓친다. 그러면 30분을 걸어서 남부시장까지 가야 버스를 탈 수 있다. 오늘도 아침은 전쟁이다.
　
#풍경2

통학버스를 기다리는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어제 버스가 앞에 있는 아이들만 태우고 그냥 갔기 때문에 오늘은 더 서둘렀는데…. 오늘도 버스를 못타는 건 아니겠지? 말로만 듣던 만원버스가 바로 이런 건가보다. 민수는 '학교 가는 길이 참 힘들다'고 생각한다.
　
#풍경3

밤10시50분 지혜는 대략난감이다. "엄마가 일이 있어 픽업을 할 수 없으니 오늘은 야간자율학습을 9시까지만 하고 집에 가라" 했는데 깜박했다. 버스가 안온다. '택시비도 없고 걸어가야 하나? 그러려니 무섭다. 학교버스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풍경4

모처럼 학교에서 공부가 잘되는 날~ 오늘같은 날은 늦게까지 공부 좀 더하다가 집에 가고 싶은데 버스를 타려면 10시 전에 나서야 한다. 우리학교는 시 외곽에 있기 때문에 막차가 빨리 끊긴다. 이럴땐 시내에 있는 학교에 다니는 친구들이 부럽다. 영진이는 하교버스 때문에라도 학원을 다녀야하나 생각한다.
　
원주지역에서 고교평준화가 실시되면서 등굣길 통학버스가 운영되고 있다. 원주여성민우회에서 학부모들의 의견을 들어본 결과 통학버스에 대한 만족도는 높은 편이었다.

특히 원거리로 배정된 학생들의 경우 통학버스가 없었다면 등교 시간만 한시간이 넘는 지역도 많아 큰 불편이 예상되었는데 다행이라는 의견이 많았고, 기존의 학생들도 통학버스를 이용하면서 등교시간이 줄고 편리해졌다는 반응이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일반버스를 이용하는 중학생들과 시내권 학생들의 경우 기존버스의 배차시간을 조정해서 통학버스를 운영하는 바람에 상대적으로 배차간격이 넓어져 학교에 지각하는 경우가 생기고 불편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하굣길 심야버스 운행에 대한 요구가 높았는데 이는 거의 모든 학부모와 교사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현재 원주지역의 모든 고등학교에서는 야간자율학습을 실시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아이들의 하교시간에 맞춰 부모들이 데리러 가거나 학원을 연계해 학원버스나 지입차를 이용한다. 매일 아이를 데리러 가는 일도 힘들지만 지입차를 이용하는 것도, 어쩌다 픽업을 못해 혼자서 택시를 이용하게 하는 것도 모두 불안하다.

학생들의 등하교 만큼은 대중교통으로 해결할 수 있어야 당연한 것이 아닐까? 그리고 이런 문제는 사회적으로 해결되어야지 "개인의 문제니 부모가 알아서 해라" 하는 방식으로 가서는 안된다-그 좋은 예가 등굣길 통학버스 운행-고 본다. 이런 부담들이 결국 출산률 저하로 이어지고, 사회적 약자에게 피해가 심화된다.

원주시는 여성과 아동이 안전한 도시를 지향하며 여성친화도시를 계획하고 있다. 그렇다면 구호가 아닌 현실적인 정책으로 고교생들의 심야 하굣길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의 안전을 위한 하교버스에 대한 원주시의 적극적인 대책마련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