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구동 살구둑 저수지에 중부권 최대 규모의 기후테마공원인 행구근린공원이 올 연말 준공될 예정이다. 공원 내에 들어서는 기후변화대응 교육연구센터는 6월, 기후변화 홍보관은 연말 준공된다. 교육연구센터는 50억원, 홍보관은 96억원이 투입됐다.

원주시는 이들 건물을 전문기관에 위탁해 운영할 방침이다. 그러나 운영방식과 성과에 대한 로드맵은 없는 상태이다. 운영은 위탁기관을 선정해 맡기면 되고, 원주시는 위탁기관 선정과, 운영비 지원을 어느 수준에서 할 것인지 결정하면 된다. 지금까지 원주시가 위탁운영하는 건물 대부분이 이런 방식으로 이루어져 왔다.

원주시가 한강수계기금으로 관내 대학에 건립한 전통산업진흥센터, 원주에너지기술센터, 한방의료기기산업진흥센터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원주시는 상지대, 상지영서대, 연세대 원주캠퍼스, 한라대 등 4개 대학에 5개 센터를 건립하는데 300억원을 투입했고, 운영비로 수십억원을 지원했다.

그러나 이들 센터들은 민간 업체에게 저렴한 금액으로 사무실을 임대하는 것 외에 이렇다할 성과가 없다. 그런데도 원주시는 위탁했다는 이유로 성과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특히 정부 예산으로 건립했기 때문에 예산 투입 효과에 대해서도 크게 연연하지 않는 분위기다.

뿐만 아니라 원주시 자체예산 67억원을 투입해 건립한 따뚜공연장도 마찬가지다. 따뚜공연장은 매년 시설 유지·보수비로 2억∼3억원이 투입되는데 반해 사용료 수익은 수백만원에 불과하다. 게다가 2010년 따뚜축제를 중단하면서 전용공연장용도는 폐기 됐다.

하지만 원주시는 2년이 지난 최근에 와서야 상금 200만원을 걸고 시민들을 대상으로 '따뚜공연장 이용 활성화 방안에 대한 제안'을 공모하는 등 활용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각 대학에서 위탁운영하고 있는 센터나 따뚜공연장이 개인 소유 건물이었다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외에도 투입한 예산에 비해 활용도가 떨어지는 공공시설은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물론 이러한 현상은 원주시만의 문제는 아니다. 지방자치이후 민선시장들이 표를 의식해 가시적으로 보여지는 사업위주로 사업을 추진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남부시장 2층을 리모델링해 활용하고 있는 노인종합복지관 분원은 바람직한 예산활용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는 번듯한 건물을 건립해 과시할 수도 있었을텐데 적은 비용을 투입하고 활용도는 높였기 때문이다.

선출직 공직자가 대규모 건물 건립이나 도로 건설을 치적으로 평가받던 시대는 지났다. 이제는 주민들이 낸 세금을 얼마나 잘 활용해 성과를 만들어 냈는지가 중요한 판단기준이 되어야 한다. 특히 대규모 건물 건립은 많은 예산이 투입되기 때문에 활용방안과 그에 따른 성과목표를 분명히 설정한 후에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또한 이미 사용하고 있는 건물도 효율적인 활용방안을 마련, 예산 효율성을 극대화하려는 노력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