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저면 섬강에서 표범 발자국이 발견됐다는 언론 보도로 인해 한동안 원주가 전국의 생태 전문가들로부터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표범 발자국이 아닐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면서 해프닝으로 끝나는 분위기이다. 한겨례 신문과 YTN 등은 섬강 습지에서 대형 포유동물이 남긴 것으로 보이는 발자국 30여개가 발견됐다고 지난 12일 보도했다.

야생동물 전문조사원 김모 씨가 발견했으며, 사진으로 발자국을 감식한 한상훈 국립생물자원관 동물자원과장은 한겨례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크기와 보폭으로 보아 표범 발자국이 100% 확실하다"고 신뢰를 더했다. 표범은 남한에서 멸종된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표범 발자국이 맞다면 빅 뉴스가 아닐 수 없었다.

그러나 이후 국립생물자원관 관계자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발자국이 훼손된 뒤였다. 게다가 표범이 아닌 멸종위기야생동물 Ⅱ급인 삵의 발자국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한상훈 과장은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사진만 보고 표범 발자국으로 추정했으나 논란의 소지가 있다"면서 "전문가들과 함께 확증자료를 찾을 때까지 판단을 유보키로 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비록 표범은 아닐지라도 삵 발자국 발견만으로도 섬강이 생태계의 보고라는 사실이 다시 한 번 입증됐다. 원주시로부터 도시생태현황지도(비오톱지도) 용역을 의뢰받은 서울시립대는 섬강을 조사하면서 멸종위기야생동물 Ⅰ급인 수달을 비롯해 삵, 흰꼬리수리, Ⅱ급인 큰말똥가리, 꾸구리, 둑중개 등을 발견한 바 있다.

생태촬영 전문가인 류관희 씨는 "섬강에서 수달과 삵을 직접 목격했다"면서 "적극적인 보호관리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