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식당에서 식사를 하는 중, 옆에 앉은 아주머니 네 명이 학교 다닐 때 있었던 추억을 나누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그 중 한사람은 학교 다닐 때 반장이었으며, 공부를 잘해 우등생이었다고 했는데, 그 자리에서는 그리 대단해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옆에 앉은 다른 분이 자기가 원주시 대표로 강원도소년체전에 출전했었다는 이야기를 했을때 한번 더 그 사람을 쳐다보게 됐다. 슈퍼마켓을 한다는 그 분은 건강한 표정으로 대인관계가 매우 좋아 보였고 운동을 했다는 것과 원주시 대표였다는 사실에 여러 면에서 믿음직한 느낌이 들었다.

운동을 하던 경험으로 대인관계나 사업상 눈치가 빠르고 체력이 좋으니 가정에도 충실하고 성공할 가능성이 많아 보였다.

꿈나무 선수들의 잔치인 2013 강원도소년체육대회에서 원주가 춘천의 11년패를 저지하고 2002년에 이어 11년만에 다시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대회 중반 춘천이 기계체조 종목에서 24개의 금메달을 독식하면서 무려 131점 차까지 벌어져 우리 선수단은 사실상 패배를 인정하지 않을 수밖에 없었다.

필자로서는 10년 동안이나 꿈나무 선수들을 총괄해 이 대회에 출전하면서 '이번에는 기필코 우승을 하리라' 다짐했건만, '결국 이대로 올해도 준우승에 머무는 구나'하는 탄식이 절로 나왔었다. 교육장님과 선수단장인 학교운영과장에게 "이제는 틀렸으니, 죄송하게 됐습니다"라는 말씀까지 드렸다.

매일 오후5시 그날의 종합기록이 발표됐고, 여러 종목에서 낭보가 전해졌지만, 정상탈환은 어렵다고 생각돼 아예 종합기록실에 가지도 않고 체육담당자보고 기록지나 받아오시라고 했다.

그런데 담당자가 점수가 역전이 된 것 같다는 것이다. 기록지를 살펴보니 원주의 어린 선수들의 선전으로 점수가 역전된 것이다. 그 날 무려 2시간 동안이나 체육담당자와 다음 날 경기 예상 점수까지 계산해 올해는 반드시 춘천을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원주시가 교육경비로 27명의 학교코치 인건비와 훈련지원비 1억5천만 등 8억원을 지원한 것에 대해 보답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다시 한 번 학교체육에 대해 배려해주신 시장님과 건강체육과장님, 시의회 의원님들을 비롯한 시체육회, 각 종목 협회장님 등 모든 관계자 여러분, 또한 일선학교 학교장님, 체육관계자 여러분들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보낸다.

요즘 학생들은 체격, 즉 키는 크고 몸무게는 많이 나가지만 체력은 약하고 인내력이 약하다고 한다. 어릴 때부터 텔레비전 시청과 컴퓨터 오락을 많이 하게 되면 두뇌의 앞부분인 전전두엽이 제대로 기능하지 않아 눈앞 사물만 보이고 주로 바라보는 대상 옆으로 물체가 지나가면 시선이 자연스럽게 그쪽을 향하게 돼 집중을 할 수 없게 된다고 한다. 또 조금 어려운 일을 만나면 참을성이 없어 즉시 화를 낸다는 것이다.

 하지만 모래놀이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서울시립동부아동상담소 소장인 원주여고 출신 김보애 수녀는 "컴퓨터 오락에 빠져 일반인과 생활이 어려운 심각한 장애가 있는 소년이라도 매일 규칙적인 생활과 운동을 하면 교정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제 시간에 일어나 정해진 시간에 식사를 하고, 운동을 하면 얼마 지나지 않아 도저히 안 될 것만 같았던 나쁜 습관을 고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스포츠 활동이 정서 안정에 얼마나 많은 기여를 하는지를 알 수 있게 한다. 서울에 있는 수많은 노숙자 중 중학교 때까지 운동선수생활을 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는 조사도 있었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꿈나무들이 성인이 되는 15년 후 미래에는 반드시 사회에서 인정 받는 시대가 올 것이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잘하는 사람, 즉 미국의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오바마 현 대통령 등이 운동선수 출신으로 운동을 통해 대인관계와 사회생활능력을 연마한 사람들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