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상인 퇴치 대책 시급

새벽시장이 잡상인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8일 원주시농업인새벽시장협의회(회장: 이성섭, 이하 협의회)는 새벽시장 입구에 화단을 조성해줄 것을 원주시에 건의했다. 잡상인 7~8명이 천막을 치고 장사하는 바람에 차량 진출입이 어렵고 안전도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이성섭 협의회장은 "이용자 불편으로 이동 조치를 요구했지만 소용이 없었다"며 "칼을 들고 위협하거나 폭력을 행사해 말을 못 꺼낸다"고 하소연했다.

십수년 전 부터 이러한 문제가 반복돼 원주시도 문제점을 알고 있다. 하지만 잡상인들을 내쫓거나 강제로 이동시키지 못하고 있다. 하천구역 내에 자리 잡은 새벽시장은 임시허가를 받아 운영되기 때문에 이들을 이동시킬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바리케이드를 입구에 설치해 안전문제를 해결할 예정이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못 된다.

더 큰 문제는 잡상인들이 타지와 외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새벽시장에서 팔고 있다는 점이다. 로컬푸드와 친환경 농산물로 명성을 얻은 새벽시장이 불신을 사게 될 수도 있다. 협의회는 생태하천 복원사업으로 새벽시장을 리모델링해 잡상인 문제를 해결하기를 바라고 있지만 원주시는 예산 부족을 이유로 사업 추진이 어렵다고 밝혔다.

쇼핑카트 100대 4년째 방치

농림수산식품부는 2010년 원주시에 1천300만원 상당의 쇼핑카트 100여대를 기증했다. 하지만 이 카트는 한 번도 사용하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있다. 차량과 쇼핑카트가 함께 다니면 안전문제가 있고, 새벽시장 바닥이 고르지 않아 사용하기에 부적합하다는 것.

지 전 회장은 "새벽시장 리모델링 사업으로 바닥 정비나 차량통제 하에 갖다놓은 것인데 아직까지 원주시에서 조치가 없다"며 "4년이 지난 지금까지 활용되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새벽시장을 찾는 시민들은 물건을 산 후 차량까지 가지고 가는 것 때문에 불편을 겪고 있다. 쇼핑카트가 있으면 고객 유치에도 도움이 된다.

원주시는 새벽시장 리모델링이 완료된 뒤 카트를 활용할 방침이다. 리모델링 사업은 원주천 재해예방과 종합개발사업 일환으로 추진 중이다. 사업이 완료되면 차량 진출입을 통제할 수 있어 쇼핑카트 사용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하지만 리모델링 사업 내용이 아직 결정되지 않아 쇼핑카트 사용은 당분간 어려워 보인다. 상인 A 씨는 "기증받은 것이긴 하지만 세금으로 샀는데 방치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필요한 곳에 빌려주면 수익 발생이 가능하기 때문에 융통성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